20세기의 문화가 소수를 위한 순수 예술 문화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대중을 위한 다양한 스팸트럼의 문화들이 각기 제위치를 주장하게 되었다. 영화산업도 마찬가지다.


흥행성 있는 작품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다양한 계층의 요구와 충족에 맞게 변해가고 있다.

그 예가 한국영화진흥공사의 “좋은영화보기 운동”, 농어촌 및 오지 등 문화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순회상영을 하는 “찾아가는 영화관” 등이 될 것이다. 전국적으로 그 수가 늘어난 각종 영화제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각종 영화제가 영화제란 이름만으로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부천영화제가 예산을 삭감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광주국제영화제 또한 전액 삭감돼 사업이 불투명하다. 전주영화제는 ‘어린이 영화궁전’의 실패로 어린이를 뺀 ‘영화궁전’”으로 사업을 시행하려는 자구책을 마련하였다.


영화인들의 축제가 되고 그 속에서 하나의 새로운 비전이 제시되어지고 아울러 지역시민이나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영화제라면 당연히 축복받아야 할 부분이다.

또한 영화제는 경제적으로도 지역이나 국가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일으킨다.
고양시에서는 2005년부터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와 단편영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그런데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가 운영상의 문제점, 집행 예산의 문제점 등의 이유로 예산이 전액 삭감조치되었다.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는 시의 예산은 3억원이지만 국비와 도비등을 합치면 11억이 넘는 중견급 영화제이다.

예산삭감 후 시예산이 3억원밖에 안되고 나머지는 국비와 도비이므로 고양시는 손해볼 게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국비와 도비는 우리가 낸 돈이 아닌가?

영화제 집행부에서는 시의회에서 지적한 예산의 문제점과 운영상의 투명성 등을 개선하고 바로잡아 의회를 다시 설득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개선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던 영화제측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성명서를 발표하고 언론을 활용하여 혹세무민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스러웠다. 

시 공무원들이나 시의회에서 영화의 수준을 논할 수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량한 국민들의 세금으로 어떻게 무엇을 하는지, 사용은 올바르게 하는 것인지 등은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의회의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일 것이다.

“영화인들이 돈 개념이 좀 없습니다.” 영화제 집행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국비를 포함하여 시에서 지원받는 보조금까지 시민들이 좋은데 쓰라고 선뜻 내어준 세금이다. 중요한건 그 돈을 내어준 즉 시민의 입장에서서 고민하고 생각하며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국제어린이영화제는 시민들에게 좋은 영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투명한 예산의 사용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타시도에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며, 나아가 전국적으로 산재되어 있는 각종영화제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고양시의 지원중단으로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의 집행부는 고양시와 결별을 선언하고 다른 개최장소를 찾는다고 한다. 사업성의 부재와 집행위의 문제로 전액 삭감된 광주국제영화제는 정부나 시의 지원 없는 상황에서도 1억5000여만원의 스스로의 자금을 마련하여 광주에서 개최준비를 하고 있다. 참고로 광주국제영화제의 주제는 ‘광주에서 영화를 보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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