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나라 기금마련 저금통 설치

“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쓸 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해두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똑같아.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하지.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중에서)

어린이도서연구회와 일산동화읽는어른모임(회장 배홍숙)은 동화나라(대표 정병규·919-0518)에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전시돼 있는 책을 보고 ‘아프카니스탄 어린이 돕기 기금마련 저금통’을 만들었다.

세 명의 어린이가 모금함을 신기한 듯 쳐다본다. 그리곤 엄마를 졸랐다. “동전 주세요.” 아이들의 어리광에 엄마는 동전을 건넨다. 그리곤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늘푸른유치원 김균환 고강인 최진(6·사진 오른쪽부터) 어린이다. 모금함에 동전을 넣은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테레비서 받는데요~ 친구들이 너무 불쌍해요. 선생님이 싸움은 말려야 한다고 그랬어요”란다.

일산동화읽는 어른모임은 12월말까지 계속해서 모금한다. 모임 회원인 유현욱씨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다른 단체들과 벌이는 기금마련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잔돈이 있을 때마다 모으기로 했다”며 지난 11월 20일 모임을 가진 1기와 신입회원모둠이 기금통을 채웠다고.

권정생의 ‘몽실언니’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50년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그때 우리 땅의 어린이들도 많은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 했다. 민족의 아픈 과거를 생각한다면 아프카니스탄 어린이 돕기 기금마련은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재 모금운동은 (사)어린이도서연구회를 비롯 전국의 20여개 어린이 서점 및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어린이와 평화(www.freechal.com/peace21) 사이트에 접속하면 전쟁 반대 서명을 받고 있으며, 어린이가 지키고 해야 할 일을 적어놓고 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를 생각하며 묵념하기 △동무한테 거친 말 하지 않기 △책상에 그어 놓은 금 지우기 △총 장난감 안사기(전쟁 놀이를 하지 말고, 전쟁 게임도 안하기) △전쟁을 재미로 보지 말고, 재미 삼아 말기 △전쟁터에서 굶주리는 아이들이 많다. 너무 배부르게 먹지 말자 △살아 있는 모든 목숨을 귀하게 여기기.
또 어른이 지키고 해야 할 일로 △세상에서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가르쳐 주기 △텔레비전과 신문 바로 읽히기 △약자는 왜 보호받아야 하는지 말해 주기를 들고 있다.

물든 나뭇잎
노서라(강원도 양양 오색 초등학교 3학년)

용소 폭포 가는 길
물든 나뭇잎
선생님이
“전쟁이 나면 이 아름다운 단풍잎도 못 보겠지.”
나는 속으로
‘그럴까?’

왜 전쟁이냐
환하게 사는 걸 빌었는데

산과 하늘의 구름이
합치는 아름다운 나라
아프가니스탄

그 나라 아이들은
그림 같은 모습을 더 못 보고
눈을 감을까
안 되지, 안 돼.

미국은 모든 걸 끝장 낼
준비가 다 되어서
기쁠까?
(200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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