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미보다 학부모부담 1년에 1만원 추가

가을 추수가 끝나 햅쌀이 나오면 이를 가장 먼저 먹게 되는 이들은 바로 고양쌀 급식 지원을 받는 일선 학교의 아이들이다. 엄연히 유통기한이 있는 쌀을 찧은 지 일주일도 안돼 먹는 것과 장기간 보관된 정부미와는 맛과 질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고양쌀을 이용할 때는 1주~2주마다 샘플링하여 식미테스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전량 회수가 되기 때문에 안정성도 더 확보되는 셈. 작년에는 햅쌀이 나오기 전인 9월에 쌀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 본래는 일반미보다 두 배 이상 가격차가 나는 특수쌀을 섞어 일반미와 같은 가격에 공급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자녀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싶은 것은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생각할 때 이러한 고양쌀 이용을 반대할 학부모는 많지 않다. 실제 시에서 중학생 학부모 6860명, 고등학생 학부모 58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도 고양쌀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76%, 63%에 이른다. 농민단체나 시민단체 등의 설문결과는 이보다 더 수치가 높다.
작년 2학기부터 고양쌀 지원을 받고 있는 원당중 정경택 교장은 “정부미만으로는 질이 나빠 종전까지 정부미와 찹쌀을 섞어 급식을 진행했는데, 이때보다 좀 더 윤기도 좋고 질이 낫다”고 평가하며 “계산해보면 한 학생당 약 100원 정도 더 부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고교의 참여는 저조하다. 고양농산물 급식지원을 받지 않는 학교들은 한결같이 “비용이 더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각 학교에서 추가로 더 부담하는 금액은 초, 중, 고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1년에 1만원 남짓(표1 참고).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받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더구나 급식을 위탁운영하는 고등학교는 고양쌀을 이용할 때 비용이 더 감소한다. 이는 위탁업체들이 파주 등에서 일반미를 들여오는 가격보다 고양쌀을 이용하면 시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학부모추가비용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 작년 하반기부터 석식에 고양쌀 지원을 받고있는 급식을 위탁운영하는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쌀을 더 저렴하게 구입하기 때문에 식단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미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식은 비용 때문에 아직 고양쌀을 사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양쌀의 급식지원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급식의 위탁운영 경우 비용까지 더 절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선 고등학교에서 고양쌀 지원을 꺼리는 이유는 무얼까. 단지 인식의 부족인지, 행정편의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시가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게 급식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비용문제로 고민하는 직영체제의 일선 중․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의 효율적인 예산운영 및 급식심의위원회 조직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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