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생들 희망양로원 김장 봉사

동덕여자대학교 컴퓨터학과 2학년인 유희은·심지영·남혜령 양이 멀리 서울 방배동, 상계동, 신림동에서 김장을 담기위해 원당까지 왔다.

집에서 엄마가 시키면 어떻게든 핑계를 대고 밖으로 빠져나갈 것 같은 이들이 이날만은 베테랑 아주머니들의 양념 버무리기가 시작되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고무장갑 껴야 해. 안 그러면 손에 탈나.”

이 세 명의 학생들은 김장이 모두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열심히 양념을 묻혔다. 물론 배추뿐만 아니라 갈아입을 옷 없는 자신들의 옷 위에도. 김장이 끝나고 자원봉사보고서에 소감 적는 것을 훔쳐봤다. ‘처음 하는 일인데 정말 힘들었다. 팔이 빠지는 것 같다. 엄마가 매년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돈다. 결심이 어떻게 변할진 모르지만 다음부턴 핑계대지 말고 도와야겠다.’ 주변에서 모두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이봐 학생들 시집가도 되겠어.”

지난 11월 24일 고양복합영농 김정일 대표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준비한 ‘김장나누기’행사에는 고양시 곳곳에서 3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였다. 장소를 제공한 주교집하장에서도 간식과 일손을 도왔다. 이런 일 아니면 김장 근처에도 가지 않았을 남자들도 신이 난 듯, 양념 옮기기며 포장 등을 도왔다.

이날 500여포기의 김장을 담았는데 희망양로원, 열두광주리, 문춘9사회복지관, 성공회 일산성당 사회선교센터와 김정일 대표가 개인적으로 돕는 독거노인 한 가정, 강아지똥 어린이 집 등으로 보냈다.

김정일 대표는 “올 초에 1천 포기를 담가서 이웃과 나눠 먹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처음 하는 일이라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목표의 반을 줄였어요. 하다보면 이력이 생겨서 더 잘할 수 있게죠 뭐”라며 마음먹은 대로 이루진 못한 것이 아쉽다고. 또 “저는 불우이웃 돕는 거 아니에요. 함께 사는 사람들과 나누는 거지요”라며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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