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앨범전시회서 학교별 정보 교류

“졸업앨범이 많이 좋아졌다.”
지난달 27일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가 주최하는 ‘2007 졸업앨범전시회 및 교복공동구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의 말이다. 참교육학부모회 전은경 고양지회장도 “타 지역에서도 고양시 앨범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인정받고 있다”며 “정읍이나 광주 등에서도 우리 앨범을 샘플로 가져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앨범 소위나 공개입찰의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수년전에 비한다면 가격이나 질이 향상된 것은 틀림없다. 최근에는 학급마다 아이들과 생활한 사진으로 학급앨범을 만들거나 학급문집 형태로 추억거리를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앨범 사양과 학생 수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학교마다 가격의 편차가 심하며 제품의 질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사례가 많기 때문.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앨범의 경우 최저가와 최고가는 각각 3만4950원과 6만5000원으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만족도는 가격의 영향보다는 품질에 좌우되는 실정.

현재 졸업앨범 계약방식은 크게 해당 학교가 조달청을 통한 조달계약과 수의계약, 그리고 공개입찰계약으로 나뉜다. 계약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약간씩 다르다. 조달계약의 경우 업체 선정에 투명성과 일정 수준의 질이 보장되는 대신 학교의 개성을 살리거나 의견수렴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수의계약은 업체와 학교의 의사소통은 더 원활한 반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공개입찰의 경우는 앨범조합이나 일부 사진관이 담당구역을 정하고 있어 공개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매우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앨범업체 선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업체 변경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종전 거래하던 업체가 이전 자료를 재계약한 업체로 넘기지 않기 때문에 한 학생의 전 학년 과정이 모두 담겨야 하는 앨범의 특성과 업체 간 담합의 의혹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값싸고 질 좋은 앨범을 위해서는 어떤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게 되는가가 관건. 작년 가장 저렴하게 앨범업체를 선정한 행신고(3만4590원)의 경우는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선정을 진행했는데, 품질의 확보를 위해 1차 품질, 2차 가격의 2단계 절차를 통해 업체를 선정했다. 처음으로 공개입찰을 진행한 행신고 한 관계자는 “가격에도 만족도가 크지만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앨범소위의 활발한 활동과 담당 교사의 중간보고 등으로 앨범제작 전반에 학부모 및 교사 등의 의견이 수렴돼 만족도가 컸다”고 전한다. 가장 비싼 가격으로 업체를 선정한 고양외고(6만5000원)도 “학생 수가 적어 단가가 다소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앨범제작에 참여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제 가격의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품질에 따라 만족도가 좌우되는 셈. 작년 앨범업체의 계약불이행에 따라 계약가의 1/3수준인 1만5000원만 지불한 성저초의 경우도 그러한 예다. 성저초 차혜숙 교장은 “이제 앨범업체들도 그냥 계약하고 납품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품질에 대해 끊임없이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며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앨범소위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7년째 앨범전시회를 마련하며 고양시 학교앨범의 가격과 질의 안정에 앞장서 온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의 고민도 같다. 이제 고양시 앨범이 상향 평준화 된 셈이지만 반면 학교마다 너무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 참교육학부모회 전은경 고양지회장도 “학교의 개성을 살리고 아이들의 특성을 잘 반영한 창의적이고 다양한 앨범이 되도록 힘을 쓸 때”라고 전했다.

전 지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 및 교사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학교 측의 홍보 및 열린 행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양시 39.34%는 앨범소위가 구성되어있지 않으며, 앨범소위가 구성된 경우에도 업체선정까지만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더 나은 앨범을 위해서는 업체선정의 투명성은 물론 운영위원회나 학교 측의 중간 점검이 필수라는 게 관계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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