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고양 흥도초 교감

지난 3월 15일 고양교육청 강당에서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 주최로 ‘일산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현미 의원은 일산지역 12개 학교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산지역 교육환경에 대한 문제의식’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조사에서 이들 지역 학부모·교사들은 일산지역 교육환경의 문제점 중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학교 신설을 통한 과밀학급·과대학교 해소’를 꼽았다.  국회의원이 지역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점을 크게 환영하면서 이제는 정치하는 사람들도 교육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물론 과대과밀학급 문제해결의 전망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즈믄둥이 출산 붐을 타고 출생아수가 반짝 정점(63만)을 기록한 올해만도 경기도교육청은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를 대도시 기준 43명에서 41명으로 2명이나 낮추어야 했다. 더욱이 2005년 출생아가 43만 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몇 년 안에  학급당 학생수는 더욱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잘 알다시피 일반 자치는 시군구 단위지만 교육자치는 시·도 광역 단위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일반 자치행정이 교육 분야의 일을 남의 일처럼 여기는 풍토가 팽배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째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고양시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10대 도시 선정에 걸 맞는 교육도시로 거듭 날 수 있도록 모든 당사자들이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교육당사자인 교육청과 학교는 과대과밀학급이 모든 교육문제에 면죄부가 될 순 없다는 점을 직시해서 공교육 신뢰 회복을 위한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고양교육청이 2007년 주요업무 보고에서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고양교육 발전 5대 전략목표를 내세우면서 세계 10대 교육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교육인프라 구축과 학교교육의 특성화와 명품교육 창출을 위한 ‘마중물 고양교육 우수학교 선정’, ‘베스트 마중물 고양교육상 제정’ 등 학교 현장의 의미 있는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청사진을 내놓음으로써 고품질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문제는 고품질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하는 당사자들의 노력이다. 학생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서는 가정변인과 교사변인, 교육환경시설변인 등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교사와 교육과정의 질, 잠재적 교육과정으로서의 학교문화를 포함한 교사변인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교사의 말 한마디가 학생의 미래를 좌우했다는 사례는 경험적으로 자주 접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학교문화가 변해야 한다. 요즘 교육현장을 보면 교육계의 선거 바람을 타면서 각종 거창한 구호로 포장된 정책 사업에 매달려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고급인력을 낭비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교운영비 중 교수학습활동에 투입되는 예산 비율을 높이기 위한 단위학교 재정 운용의 혁신이 필요하다. 작년 필자가 학교평가의 일환으로 관내 몇몇 대규모학교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돌아 본 소회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학교가 시설이나 환경은 많이 변했는데 정작 교실은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교실이 변해야 학교가 살고, 학교가 변해야 교육이 산다는 지극히 평범한 논리에 충실하자. 그래서 교사와 학생이 사랑으로 만나는 교실문화가 되살아나도록 교육당사자는 물론이고 학교를 둘러싼 모든 교육공동체가 마음을 열고 협력하는 에듀하모니를 이루자. 모든 교육자들이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반갑게 달려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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