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 합격한 주엽고 안주희 양

올해 고3인 안주희 양은 수업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일찌감치 대학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세계적인 명문대인 미국의 스탠포드대학으로부터 지난 3월 합격 통지를 받았다. 주희 양의 합격은 특목고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 출신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공부하는 부모님을 따라 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중학교 2학년에 한국으로 돌아온 주희 양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면에서 분명 우리 토박이 입시생들에 비해 수월한 출발점에 서 있었다. 그러나 영어만 잘한다고 세계적인 명문대를 갈 수는 없다. 더구나 주희 양은 현재 텍사스에서 정보공학 박사과정 중인 엄마를 대신해 초등학생인 두 여동생을 돌보며 고등학교 생활을 했다. 서울신학대 교수인 아버지가 강의가 없는 날에 집안일을 도와주기는 했지만 청소나 반찬마련 등의 집안일은 물론 동생들의 숙제지도나 준비물까지 꼼꼼히 챙겨줬다. 그런 환경에서 공부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주희 양은 “내가 부모님을 졸라 얻은 늦둥이 동생들이라 너무 소중하다”며 “유학가기 전 동생들과 많이 놀아주고 또 요리도 가르쳐줘야 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했냐는 물음에 주희 양은 학구적인 분위기를 으뜸으로 꼽는다. 부모님이 주희 양에게 한 번도 공부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지만 늘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는 것. 또한 부모님이 항상 자신을 믿어줘 오히려 무언가 잘못하면 스스로 부모님께 미안했다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미국에서 생활하다 한국에 왔을 때 외국인학교나 특목고 대신 일반 고등학교로 진학한 것은 “한국의 말과 문화를 제대로 배우라”는 부모님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귀국 초기에 우리말과 글이 서툴러 어려움도 겪었지만 주희양은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해 나갔다. 덕분에 현재 주엽고에서 합창부 부단장과 교내 영어신문 동아리부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주희양의 스탠포드 합격 소식을 자신의 일처럼 울먹이며 기뻐해주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학원은 국어과목을 몇 달 수강한 것이 전부인 주희양은 “진학정보나 에세이 준비 등은 인터넷을 활용하고 영어는 타임즈나 책 등을 꾸준히 읽었으며, 수학은 한국이 미국보다 진도가 빨라 어려움이 없었다”며 “학원이나 과외를 하지 않는다고 불안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대회 등에 나갈 기회나 유학준비를 위해 배려해 준 것도 큰 몫을 했다. “미국에서는 토론을 좋아해 변호사가 꿈이었는데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며 정금자 선생님이나 김지은 선생님 덕분에 과학에 재미를 붙였다”는 주희양은 “훌륭한 외과의사나 의학자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히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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