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

벌거벗고 살수도 있고 들판에서 한데 잠을 잘 수도 있지만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이치가 이러하다 보니 모든 일이 먹자고 하는 일이 된다. 그래서 먹거리 재료를 구해 요리하여 먹는 것은 노동 중에서 가장 즐거운 노동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일에는 즐거움과 고통이 공존하는 법! 먹는 즐거움 뒤에는 반드시 설거지의 고통이 있게 된다. 냉 온수가 나오고 부엌 살림이 제대로 갖추어진 상태에서의 설거지는 그래도 할 만 하다. 하지만 한겨울에 얼음 언 냇물로 고깃국 먹고 난 그릇을 세제도 없이 닦으라 한다면 그 어려움은 어떠하겠는가?

그런데 요즘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에서 미국의 태도를 두고 우방국들이 “우리는 왜 설거지만 하라고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자는 정치를 묻는 제자에게 “솔선수범하고 굳은 일을 힘써하라(先之勞之)『論語』<子路>”고 가르쳤다. 음식만 먹으려 하지 말고 도리어 설거지를 힘써 하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그래야 반발이 없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김백호·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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