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혁신의 중심 '행정혁신과'

객관적 성과관리, 민원콜센터 구축 등 시동 ‘한결같다’는 게 항상 미덕은 아니다. 변화나 혁신을 꺼리는 조직은 부패하거나 퇴보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철밥통으로 일컬어지는 공무원 조직에서는 새로운 물, 새로운 공기가 늘 필요한 법이다. 이에 고양시 공무원들에게 긴장감을 주는 역할을 자청, ‘행정혁신계’에서 올 초 그 업무를 대폭 확대한 ‘행정혁신과’를 찾아 그들이 추진하는 혁신적인 행정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혁신을 꾀하는 부서라 그럴까. 사무실에는 전 직원이 축구 골대 앞에서 자유롭게 찍은 사진과 직원들 자리마다 이름 대신 ‘유쾌재선’, ‘뽀대성연’ 등의 닉네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달리는 것을 좋아해 ‘달림이섭’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행정혁신과 송이섭 과장은 자신들의 업무를 “막연히 열심히 한다는 개념을 넘어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개선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행정혁신과에는 행정혁신, 성과관리, 균형발전, 고객만족행정, T/F, 시정평가 등 6개의 세부조직에서 45명이 일하고 있다. 행정혁신계에서는 혁신마인드를 확산·교육하는 일을 주로 담당한다. 때문에 정기적인 관계 공무원의 워크숍은 물론 혁신전문가 특강, 우수 지자체 및 민간기업의 우수사례를 배울 수 있는 벤치마킹순례단을 18팀 운영하고 있다. 개인목표제나 개개인별 혁신마일리지 운영을 통한 혁신역량강화도 눈길을 끈다.

성과평가계는 기존 지역민의 요구가 많다거나 기한 내 업무 완료 여부, 민원이 유무 등으로 막연히 평가되던 성과평가를 수치 등을 활용한 성과지표개발, 성과지표간의 연계성 강화 등으로 평가 잣대의 객관성을 추구하고 있다. 송 과장은 “차후에는 열심히 일한 사람이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것이며, 평가에 따라 각 업무에 적절치 않은 경우는 업무 재배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평가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송 과장은 “내부 반발이 있더라도 조직이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에서 수긍할 수 있고, 주민에게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행정혁신과는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목표관리제와 균형성과관리, 직무성과 계약제 등을 통한 고양시 통합성과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행정혁신과의 역할은 무능하거나 부패한 공무원의 퇴출이나 징계가 아닌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독려와 업무재배치에 있다.

고객만족행정계의 활약도 기대된다. 관공서에서 아직 ‘고객’의 개념이 다소 생경하지만 각 민원인이 고객으로서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눈에 띄는 것은 고객의 수요와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고객 유형별 특성과 수요에 맞는 맞춤식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IT와 연계된 기법인 CRM(고객관계관리)시스템 구축과 행정서비스 헌장제를 도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고객의 평가나 참여가 수월하고 또한 성과와 연계된 평가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T/F계의 기존 교환실을 통한 복잡한 전화서비스도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하는 민원콜센터로 조만간 바뀔 듯하다. 민원콜센터가 구축되면 대기시간 감소는 물론 서비스 만족도나 현업 공무원들의 업무 경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 과장은 “행정혁신과가 조직된지 이제 6개월 밖에 되지 않아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하며 마지막으로 “주민들이 칭찬할 것은 아낌없이 칭찬하고, 꾸짖을 것이나 비판할 것은 과감히 지적해야 공무원들이 긴장감을 가지고 진정한 행정혁신은 추진해나갈 수 있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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