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국회·시·도의원부터 문화재단 연회원으로 등록을

김순환 / 고양문화재단 이사

요즘 고양시는 볼거리가 넘쳐나고 있다. 아람누리 개관 기념으로 매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고, 기존 어울림누리에서도 계획대로 착착 무대에 오르고 있다. 문화예술공연 폭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쯤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 있게 맞아떨어지고 있는지 한번쯤 점검이 필요하다.

고양시를 문화예술도시로 만들기 위한 재단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관객석이 비어있는 공연은 아쉬움을 크게 남긴다. 얼마 전 어울림에서 있었던 한 공연에서는 ‘효 잔치’라는 타이틀을 크게 걸었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됐는데도, 관객석 50%정도가 비어있었다. 궂은 날씨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 부족한 관객수였다. 공연 내내 비어있는 자리를 보면서 동네 노인분들을 모셨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아람누리 개관축하 공연도 마찬가지였다. 유명 오페라라고 거리마다 홍보가 되어있던 ‘천생연분’도 비어있는 자리가 눈에 많이 뜨였다.

아람누리가 지어진 것을 보고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예술공연이란 것이 마치 안 먹어본 음식과 같아서 공연문화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선뜻 발걸음을 옮기기란 쉽지 않다. 어차피 비어있는 자리였다면 고양시민들을 위해서 멋진 공연장 내부를 보게 해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남는 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범적 실시라면 ‘공짜 티켓’에 중독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화예술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한다. 우선은 고양시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는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시·도의원들에게 문화재단 연 회원이 되도록 독려하여 지도층서부터 문화예술의 안목을 넓히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을 보여줄 것을 제안하고 싶다.

또 한가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홍보 방법도 제안하고 싶다. 외부에 플래카드를 걸고 포스터를 붙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아파트 라인에 문화예술전용게시판을 만들어 매주 공연정보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연 포스터는 예쁘기도 해서 삭막한 엘리베이터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 홍보 방안은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공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관람계획도 즉석에서 짤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이고 친근하다. 이밖에 각 학교와 연계해 여유시간에 청소년들에게 DVD볼거리가 아닌 직접 공연문화의 기회를 체험하게 해주는 일도 실현되면 너무 좋겠다.

고양시가 참다운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하려면 문화수혜가 시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양문화재단의 이사로서 균형 있는 문화예술혜택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아람누리, 어울림누리의 두 멋진 공간 활용에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열심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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