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씨앗 뿌리는 농업정책과

▲ 뒷줄 조인호 이소라 최영근 정종현 문유주 권지선 임소영 유진상 안세원 이효선/ 앞줄 이명의 배명수 민창기 박복희 이애지

농업정책과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곳곳에 놓인 화분이었다. 농업정책과 권지선 과장(사진 뒤 오른쪽에서 다섯번째)은 “신품종을 개발하거나 바이어와의 만남 등으로 이곳을 찾는 농민들이 가져 온 것”이라며 그 덕인지 사무실 분위기도 부드러워 타 부서의 부러움을 산다며 웃었다. 권 과장은 농업정책과의 업무를 “1차 산업의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총괄”이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현재 농업정책과에는 농정, 농산유통, 화훼, 축산, 농지관리 등 총 6개의 담당부서에서 27명이 근무하고 있다. 고양군 시절에 비한다면 농지의 면적이 현격히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양시의 30%가 농지인 현실에서 이들의 업무량과 범위는 만만치 않다. 업무 성격은 많이 변했다. 배고프던 시절에는 통일벼 보급 등 식량자급화에 역점을 두었다면, 지금은 고품질·친환경 생산, 그리고 농업인의 복지 증진 사업이 크게 증대됐다.

권 과장은 “우리의 목표는 농산업이 고양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는 것”이라 전했다. 이를 위해 고품질·친환경 먹거리로 행주치마장터의 활성화나 농협유통센터 등 지역 대형 매장을 활용한 지역친화적인 마켓팅 강화, 그리고 화훼산업의 육성을 들 수 있다. 특히 전국에서 독보적이라 볼 수 있는 화훼산업의 경우 일제시대부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기반, 화훼농을 지원하는 젊고 전문적인 우수인력, 그리고 시의 지원의지가 어우러져 그 전망이 밝다고 한다. 농업정책과는 이를 토대로 화훼 유통의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전국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화훼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가락동 시장에서 더욱 유명한 ‘일산열무’, 92년 가을 곡릉천변에서 화훼농가가 의기투합 시작된 꽃전시회, 작년과 재작년 등 전국 젖소 품평회에서 우승한 홀스타인 품종의 젖소 이야기는 등은 신도시 주민들이 놓치기 쉬운 재미있고 자랑스런 고양 소식이었다. 그러나 어려움도 많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생산기반은 줄어드는 데 비해 땅값 상승이나 생산시설 및 난방비 등으로 농민의 경영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 한미 FTA도 그 중 하나다. 권 과장은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축산 경우 ‘행주한우’ 브랜드를 강화하고 농협유통센터에 별도 판매대를 추진하는 등 관대 소비처를 최대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양시 농산업의 미래는 고품질·친환경 생산”이라 강조했다.

농업정책과는 농업재해, 조류인플렌자, 구제역 등 상황근무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올 초까지도 소에 발생하는 블루셀라 때문에 애를 먹었다. 다른 과에 비해 민원이 적지 않냐는 물음에 권 과장은 꼭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농지전용을 요구하는 민원이 많다는 것. 얼마전 화제가 됐던 버섯재배사나 콩나물재배사의 경우도 대부분 창고임대업을 하고 있어 강력하게 단속했단다. “가끔 관내 출하한 농산물이 무작위 농약 잔류 검사에서 적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면 농업정책과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또 두 딸의 아빠로서 씁쓸하다”는 권 과장은 미래를 위해, 우리 자녀들을 위해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이들의 건강한 의식변화를 간절히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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