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을 하는 10가지 이유

▲ 유기농업이란 화학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 파괴된 생태계의 복원을 추구하는 농업이다. 유기농업은 땅을 살리고, 농작물의 자생력을 키워준다.

6월 2일은 유기데이(62-Day)다. 환경농업단체연합회에서 지난 2006년부터 이 날을 유기농산물을 먹는 날로 정해 홍보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유기농업을 포함한 환경농업은 1970년대부터 민간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시작돼 다양한 방식과 실천을 통해 꾸준히 발전해 오고 있다. 환경농업은 유기농업, 지역순환농업, 자연농업 등을 포괄하는 말로, 전 지구적 환경문제와 위기에 대한 인식 속에서 지금까지의 삶의 양식을 반성하면서 관행농업의 대안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1. 다음 세대의 보호
우리는 흔히 ‘지구를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빌린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이 어른들보다 농약 등 발암요인이 되는 물질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 어린이들의 건강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품의 선택에 있어 안전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농약의 사용량을 보면 최대사용량을 보인 91년 대비 97년 사용량은 12% 감소됐으나 단위당 사용량은 거의 같은 ha당 11kg수준이다. 연도별 농약사용량은 80년 1억6100톤, 90년 2억7500톤, 93년 2억600톤, 97년 2억4200톤과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농산물의 재배에 사용된 농약을 비롯한 화학합성물질에 의한 발암성 또는 호르몬대사 체계 이상에 대해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몇 배 이상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식품을 선택하는 부모가 내일의 건강을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 안전한 식품에 대한 진실한 비용 부담
유기농산물은 다소 비싸다. 그러나 단순한 소매가격의 비교로는 경제구조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 관행적으로 평가된 농산물 가격은 단순히 순수비용 구조만을 반영하고 있다. 관행 농산물의 가격은 관행농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 오염된 수질 개선비용, 야생종의 손실에 따른 비용, 토양침식, 농약 제조 시에 발생하는 유해물질 제거 및 처리비용 등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소비자들은 그러한 비용을 지금 지불하거나 또는 나중에 지불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서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사후에 막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들며 쉬운 방법임은 자명하다. 지금 유기농업을 짓는 것이나 유기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은 보다 좋은 환경의 유지를 위한 비용을 바로 지금 지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엄격한 기준의 준수
유기농산물 인증 기준은 식품을 생산할 때 잔류성이 강한 독성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엄격한 공적 기준이다. 영농일지의 기록, 사용이 금지된 물질의 배척 등 엄격한 기준을 준수했다는 의미다. 외국의 경우 소비자들은 스넥류에서부터 외출용 의복에까지 인증 받은 유기 제품을 슈퍼마켓, 백화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4. 맛과 영양이 넘치는 식품 생산
최고급 식당요리사들은 일반관행 농산물에 비해 유기농산물이 더 맛이 좋다고 한다. 유기농산물은 균형 있게 잘 관리된 토양에서 건강하게 자라 영양이 많고 맛이 좋은 것이다.
관행농가에서는 교잡종의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수송이 용이하고 외관의 미려성(美麗性)을 위해 균일하게 재배해 향기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있다. 유기농가는 맛이 우수한 품종을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품종은 누구에게나 진정한 맛과 영양, 향기를 준다.

5. 밥상에서의 건강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요소 경감
미국의 환경보호청(EPA :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이 승인한 농약이라 할지라도 암 또는 다른 병의 원인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하여 광범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지금 EPA는 제초제의 60%, 살균제의 90%, 살충제의 30% 정도는 잠재적인 발암의 요인이 되는 물질의 한가지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농약이 결국 살아있는 생명체를 죽이는 물질이므로 인체에 해가 없을 수 없으며, 발암의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도 출산율 저하, 신경장애, 유전자 변이 등으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부통령(엘 고어)이 서문을 작성하여 유명해진 ‘Our Stolen Future(빼앗긴 미래)’에 따르면 우리 인류가 발명한 화학물질이 우리 자연계뿐만 아니라 우리 인체의 호르몬대사 전달체계를 방해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유기농업은 이러한 화학물질 및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영농방법이다.

6. 농업인 및 소규모 가족농의 보호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00년경에는 미국 전체농가의 1%정도가 전체 미국 농업생산량의 2분의 1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기농가는 농촌공동체에서 가족농으로 살아남은 몇 몇 농가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많은 유기농가들은 100에이커(약 12만2000평)미만의 자가 소유 농지를 경영하고 있으며 농촌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노출된 농약의 위험보다 농장에서 일하는 농업인이 훨씬 더 위험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제초제에 노출된 농민의 발암 가능성이 농민이 아닌 사람보다 6배 이상 높다고 한다. 관행 농장의 농민은 직접 접촉으로 농약 사용에 따른 질병에 가장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유기농가들은 유해한 농약과 다른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그러한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없다.

7. 에너지 절약과 지구온난화 방지
개발위주의 경제성장 및 지속적인 산업화로 자연생태계의 자정능력이 떨어져 지구전체 환경이 급속히 악화, 지구 온도의 상승, 열대우림의 감소, 산성비, 사막화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오염의 피해 및 영향은 한 국가가 아닌 다른 국가 또는 지구 전체에 영향에 미치기 때문에 이의 해결을 위해 각 국가의 개별 대응 노력과 함께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동 참여하는 국제적인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기후변화협약을 중심으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감축 추진과 농업부문과 관련된 온실가스로 CO₂, CH₄, N₂O가 주로 논의되고 있다.
일반관행 농업에서는 규모화를 과다하게 추구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며, 이는 지구온난화의 한 요인이 된다. 유기농업은 우선 지구환경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8. 수질보호
물은 인체의 3분의 2를 구성하는 요소며, 지구의 4분의 3 이상을 덮고 있다. 이와 같이 중요한 물이 이제 환경의 오염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상수원보호구역을 설정해 보호에 힘을 기울여도 오염의 정도는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다. 수질악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질소비료의 과다 시용, 축산폐수의 방류, 농약사용에 따른 오염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화학비료의 과다사용은 토양의 산성화, 염류집적, 이화학성 악화 및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오염을 유발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사용량은 최대량을 보인 90년 대비 97년의 사용량은 18% 감소됐으나 단위당 사용량은 거의 같은 수준(ha당 420kg수준)이다. 또한 축산분뇨 유출로 지표수 부영양화 및 오염, 악취 및 해충발생으로 인한 환경파괴도 문제다.
화학비료 사용량은 80년 82억8천톤, 90년 110억4000톤, 93년 97억4000톤, 97년 90억톤, 01년 71억7000톤과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축산분뇨 발생량은 91년 2611억5000톤, 93년 3074억톤, 95년 3421억7000톤, 97년 3595억9000톤, 99년 3308억1000톤, 01년 3186억2000톤과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축산폐수 유출율은 91년 16.1%, 93년 18.6%, 96년 11.4%,로 나타났다.
환경농산물 생산자, 가공업자는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을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고귀한 수자원을 보호한다.
유기농업이 관행농업보다는 수질보호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오히려 가축분뇨의 과다사용에 따른 질산염의 오염 등으로 문제가 되는 지역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품질인증을 추진할 때 이런 농가가 인증 받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심사해야 한다.

9. 토양침식 방지
연간 수천 톤의 표토가 유실되고 있으며, 단일작물 경작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화학비료가 아닌 퇴비, 유기질비료, 피복작물 등에 의한 표토 유실 방지, 토양관리는 환경농업의 기본이다. 유기농업인은 토양을 신성시하며 식품과 연결된 기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10. 생명의 다양성 보존
생명의 한 종을 잃어버리는 것은 환경과 관련한 가장 안타까운 일이다. 수많은 환경농업인들은 수십 년 동안 물려받은 소중한 종자를 사용하거나 수집하고 있다.
관행 농업인들은 잡종강세를 이용한 채소, 과일을 재배하고 있으며, 특히 외관상 보기 좋고 수송이 용이하도록 균일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오늘날 이와 같은 현상은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종자의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 대규모 농장을 경영하는 경우 수익성이 있는 하나의 작물을 선택해 매년 연이어 재배하므로 선택된 종이 아닌 것은 어떠한 것이라도 배재된다.

<자료제공>환경농업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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