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고양을 한 눈에 통계청 고양출장소

▲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성환 이성동 나상림 김인선 김원채 이소영 장재백 정옥남 오혜숙 이로마 유경태 신남례 이은임 이연진 고민덕 김동규 / 사진 황영철 기자

세상살이를 수치로 분석하는 일은 재미있을까? 딱딱할까? 통계청 고양출장소 정옥남 소장(사진 뒷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은 망설임없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면접조사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일일이 발품을 팔아가며 현장을 뛰어다니는 어려움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렇게 조사한 결과를 통해 현실의 살림살이와 사회적 변화 추이를 읽을 수 있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고. 더구나 그 결과가 각 부처나 전문기관에 의해 유효하게 활용될 때는 짜릿한 보람까지 느낄 수 있단다.

마두동 KT 빌딩 4층에 자리한 통계청 고양출장소에는 모두 18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선 파주와 고양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사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크게는 국민소비 수준변화를 측정하는 가계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농가경제조사 등을 담당하는 가구조사 부문과 시장경제원리를 측정하는 소비자물가조사와 도소매동태조사, 전자상거래 조사를 등을 담당하는 사업체 부문 조사로 나뉜다.

최근엔 고양시의 요청으로 자체 실업률 및 고용전반에 걸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자 고양시 고용통계조사가 수탁사업으로 실시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조사 가구나 기업체를 하나하나 방문하며 얻어진 데이터는 본청으로 넘겨져 전체 나라 살림살이나 고양시 큰 밑그림에 초석이 될 소중한 자료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충은 매우 크다. 무엇보다 조사대상자들의 인식부족으로 인해 조사에 불응하거나 성의없이 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비협조적이거나 사생활의 노출을 꺼려 조사에 불응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는 정 소장은 “그러나 조사의 연속성을 위해 표본이 3~5년간 유지되는데,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수월해지기도 한다”며 웃었다. 조사대상자들의 홀대에 신참들은 울기도 많이 울고, 예전엔 이직률도 높았단다. 또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밤 늦은 시각에 조사 대상을 찾아가는 일도 잦다.

최근 눈길을 끄는 조사 중 하나는 청년 실업률의 증가다. 이소영 팀장은 “청년 실업률이 평균 실업률의 3배 가깝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방과후 아이들이 어디서 시간을 보내는지, 여가활용은 어떻게 하는지 등 가족, 노동, 교육, 복지, 문화와 여가 등 11개 분야에 대한 사회통계는 세태를 날카롭게 읽어낼 수 있다. 작년에 이뤄진 한 노인관련 통계조사에서는 자살 충동을 느낀 노인이 무척 많았는데, 그 중 대부분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결과에 씁쓸하기도 했다고. 이 팀장은 “우리가 조사한 분야에 대한 데이터는 모두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확인 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소중한 데이터가 많이 활용될 수 있길 기대했다.

사무실 분위기에 대해 정 소장은 “매우 가족적이고 화기애애하다”고 자랑했다. 볼링, 영화 등의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고, 파주 소재 정신지체 복지시설인 ‘겨자씨 사랑의 집’에 전직원이 봉사활동을 다니는가 하면 교하 학생을 선정 정기적으로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또한 분기별 워크아웃데이를 마련, 서로 진솔하게 업무와 관련된 토론이나 사무의 활성화를 위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주소만 가지고 조사 대상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 모두 인간네비게이션”이라며 환하게 웃는 정 소장은 “통계법에 의해 개인에 대한 정보는 철저하게 보장되는 만큼 사생활 노출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된다”며 직원들이 더욱 성심껏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사 대상자들이 적극적으로 응해주길 진심으로 바랬다. 객관적이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고있는 통계청의 다양한 데이터가 고양시는 물론 국가 정책에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자료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길, 그래서 각종 행정이 주먹구구가 아닌 논리적 근거를 토대로 전개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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