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중 보직순환때문에 전근 위기

창단 6년째를 맞은 백마중학교(교장 김은태) 축구부. 아직 경기도 대회에서도 우승기를 안아보지 못했다. 그래도 학교 당국이나 학생들은 축구부에 눈치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을 격려한다. “아직 시간은 많다”며 “선수 층이 두터워지면 앞으로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백마중학교 축구부가 이렇게 사랑 받는 이유가 있다. 축구부 감독이며 체육교사인 한덕수 선생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교사의 축구부 사랑에 제동이 걸렸다. 공립학교 교사가 한 학교에서 5년 동안 근무하면 다른 학교로 이동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경우 1년씩 두 번을 연기할 수 있어 지금까지 백마중학교에서 축구부를 지도할 수 있었지만 내년이면 이 기간도 만료된다.

문제는 백마중학교에 체육교사 보직은 있지만 축구부 감독 보직은 없다는 것. 때문에 한 교사가 내년 3월 전근을 가게 되면 감독 없는 축구부가 될지도 모른다.

유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된 조광호(2년) 군과 이재혁(1년) 군은 “선생님의 지도 덕분에 축구 실력도 많이 늘었는데 선생님께서 내년이면 학교를 떠나셔야 한다는 말을 듣고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요. 새로 부임하는 체육선생님이 축구에 관심이 없으면 어떡하나, 축구부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교사는 6년 전 백마중학교로 부임했다. 부임 후 처음 한 일이 교장에게 축구부를 만들자고 건의한 일. 그리곤 내친김에 감독까지 맡았다. 재주가 있어 보이는 아이들 위주로 팀을 꾸렸는데 그후 초등학교에서 축구를 한 학생들이 백마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팀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

경기를 많이 가져야 된다는 생각에 이 대회 저 대회에 출전했다. 아직 우승은 못했지만 경기도 준우승, 전국대회 본선진출 등 신생팀으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학교 당국도 축구부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이동용 버스를 구입하고 합숙소도 마련했다. 학부모들도 소매를 걷어 부쳤다. 후원회를 조직하고, 선수들의 영양을 생각한 끝에 식사 조를 짜 봉사하고 있다.

한 교사는 운동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게을리 한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저녁시간을 이용해 한문을 가르치는가 하면 일기 쓰기를 지도한다. ‘경기가 없는 날이면 모든 연습을 방과후에 한다’는 것이 한 교사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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