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 화정1동 주민자치위원장

궂은 날씨에도 연 인원 7천여 명 참가해

정기적인 주민참여형 야외축제 기획돼야

이제 여름은 ‘태양의 계절’이 아니라 ‘비의 계절’이라고 바꿔야 할 것 같다. 8월 내내 구름이 하늘을 점령하고, 시도 때도 없이 빗줄기를 뿌려대니 고대하던 여름휴가 시즌도 시답잖게 지나갔다. 그래도 여름은 휴식과 어울림의 계절이 아닌가. 잠 못 드는 무더운 한여름 밤이면 그 열기를 식혀줄 한바탕 축제가 기다려지는 것은 그 때문이리라.

이열치열이라고, 우리는 8월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특별한 축제를 준비했다. 8월 11일부터 나흘 동안 열린 '어울림 썸머 페스티벌'은 어울림누리가 문을 연 이래 시민과 함께 한 첫 번째 주민참여형 축제였다. 홍보와 준비과정에 어울림누리 인근 지역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행사를 알차게 꾸며갔다. 행사기간 내내 소나기가 퍼부었지만 연 인원 7천여 명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과 함께 준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아마도 어울림누리가 생긴 이래 최대의 인원이 참가한 행사였을 것이다.

첫째 날 세미클래식의 익숙한 멜로디는 가족과 즐기기에 더 없는 레퍼토리였다. 둘째 날은 비 내리는 여름밤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재즈의 밤, 셋째 날은 라틴음악과 훌라멩고, 살사의 화려한 몸놀림이 관객들의 혼을 빼앗았다. 그리고 마지막 날 연주한 영화음악은 썸머 페스티벌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히 주민자치위에서 늦은 밤 관객들의 허기를 채워주기 위해 준비한 친환경 먹거리는 개장하자마자 동이 날 만큼 인기가 좋았다.

이번 바자회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뜨거운 문화적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방학숙제로 공연 감상문을 써야했던 어린 학생들은 이렇게 신나고 편안하게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한 주민은 시청 게시판에 “빗속에서의 콘서트가 너무나도 즐거운 문화충격”이었다며, 매년 빼먹지 말고 행사를 열어달라고 주문했다. 또 어떤 주민은 바로 집 앞 공연장이 있는데도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다며, 역시 이 같은 행사가 자주 열리기를 바라는 글을 올렸다.

문화도시는 주민들이 문화적 ‘일상성’을 가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원하는 장르의 문화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어울림 썸머 페스티벌’을 보면서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주민참여형 야외축제를 정기적으로 기획했으면 좋겠다. 문화는 경험과 교육 속에서 더욱 풍부해진다. 주민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개방형 문화행사와 문화강좌프로그램, 그리고 각종 문화체험행사가 주민을 문화의 도시 주체로 만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각종 문화정보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문화프로그램에 대한 홍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문화정보를 알릴 수 있는 게시판 설치도 좋을 것이다. 바쁜 일상 탓인지 의외로 어울림누리에서 벌어지는 좋은 문화행사를 주민들은 거의 모르고 있다. 보다 효과적으로 주민들이 문화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지역문화활성화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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