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

요즘 여야 정치인들의 행보를 보면 시경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쥐를 보아도 가죽이 있거늘 사람이면서 예의가 없는가? 사람이며 예의도 없는 자가 죽지 않고 무엇하나?(相鼠有皮 人而無儀 人而無儀 不死何爲)『詩經』「국풍(國風)」”하는 구절이다.

이 시는 위 나라 사람들이 통치자들의 염치없는 행동을 비난하여 불렀던 노래라 전해진다. 남의 곡식을 훔쳐먹는 쥐도 낯가죽이 있어 부끄러운 줄을 아는데 왜 사람이면서 부끄러운 줄을 모르느냐는 비난의 노래인 것이다.

위 노래를 통해서 옛날의 정치인들 중에서도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자신이 유리한대로 이리저리 말을 바꾸고, 혹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했던 모양이다. 뒤로는 온갖 불법을 저지르면서 의로운 인물인양 꾸며대는가 하면, 백성들의 세금으로 호의호식하면서도 백성들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부귀공명만을 위해 패거리를 지어 싸웠던 모양이다.

그러니 “죽지도 않고 무엇하고 있는가?”하고 왜 비난하지 않았을 것인가? 요즘 왜 이 구절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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