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우체국 인력부족 이유들어

“지난 10월 한달간은 우편물을 거의 받지 못했다. 지금도 엉뚱한 주소에 내 우편물이 배달되고 있다.”

법곳동, 구산동, 가좌동 등 고양시 외곽지역에 일반 우편물 배달이 지연되거나 아예 중간에서 사라져 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체국은 인원 부족때문이라며 무조건 이해해달라는 입장. 그러나 일반 우편물의 경우 배달 사고에 따른 피해 보상도 받을 수 없어 외곽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계속 되고 있다.

우체국에는 주민들의 민원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우체국에서는 외곽지역의 경우 인원도 부족하고 담당자가 아니면 제대로 번지를 찾기 어렵다며 고충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민원 전화 통화도 쉽지 않다. 불통인 경우가 대부분. 우체국 측은 전화가 폭주하기 때문이라며 ‘1588-1300번’으로 전화하면 기다리지 않고 통화가 가능하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현재 일산우체국의 민원전화는 2대로 두명의 직원이 이 일을 담당하고 있다. 민원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우편물 배달이 되지 않았다는 전화가 오면 집배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현재 일산우체국에 근무하는 집배원은 모두 67명. 이 중 43명이 정규직이고 나머지 24명은 계약직이다.여기서 외곽지역을 담당하는 집배원은 6명이다.

일산 외곽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 급격히 발전하고 인구도 늘어나면서 우편물이 많아졌지만 집배원은 IMF이후 공무원 인원 감축정책에 따라 10%정도 감소했다. 현재 이 감소된 인원을 계약직 직원으로 대체하고 있는 셈.

우체국은 “더 이상 집배원으로 일하려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배달인력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에 비해 일이 너무 힘들고 일요일도 쉴 수 없기 때문.

“외곽지역의 경우 주소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 문패도 없어 하루 이틀정도 우편물이 늦게 도착할 수 있다”며 “매일 다니던 담당 집배원이 아니면 배달하기 힘들다”는 것이 일산우체국의 공식적 입장이다.

또한 “법곳동의 경우 담당 집배원이 병이 나는 바람에 이 지역 우편업무가 잠시 어려웠지만 지금은 제대로 배달이 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우체국의 답변과는 달리 이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자기 손에 제대로 우편물이 들어오지 않고 엉뚱한 집에 가서 찾아와야 한다고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우체국 담당자는 “일반 우편물의 경우 배달이 잘 되었는지 어떤지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일단 우체국에서 나가면 배달이 됐다고 본다”며 "우편물을 받았으면서 안 받았다고 하거나 아니면 아예 그 집에 우편물이 없었던 것"이라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등기와 소포가 분실, 도난되었을 때 40만원의 보상을 받지만 일반우편물은 보상규정이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주민들의 손해로 돌아가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

법곳동에 사는 김지은씨는 “집배원의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주소도 제대로 찾지 못해 아무 집에나 갖다 놓고 그냥 가 버린다”고 우체국의 질낮은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에 일산우체국 김경석 국장은 “배달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말연시 우편물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파트타임으로 25명의 주부를 채용했고 일부 외곽지역의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1천만원 상당의 예산을 들여 각 가정에 문패를 달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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