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초정공연에 편중...'행주의 얼' 기본취지 퇴색 우려

고양행주문화제가 오는 10월 5일(금)부터 10월 7일(일)까지 3일간 행주산성일대와 호수공원에서 열린다. 1986년부터 시민의 날 행사와 함께 열려 올해로 정확히 20회 째를 맞는 이번 행주문화제는 KBS 국악관현악단의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삼국(三國)삼색(三色)줄타기, 환상의 비눗방울 공연, 승전거리행진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채워질 예정이다. 하지만 행주문화제가 지나치게 외부 초정공연 중심으로 이뤄져 지역문화제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행주산성에서 큰 공을 세운 권율 장군의 승전을 기리고 지역민이 참여하는 화합의 한마당을 위한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최근 몇년간의 행주문화제는 볼거리 중심의 거리 축제에 머물러 주제가 뚜렷이 부각되는 지역 문화제가 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내외에 내놓을 수 있는 특색있는 지역문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인물, 역사, 자연을 담아낼 수 있는 차별적인 문화행사로 발현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고양시민들은 "행주문화제의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는 유명가수나 문화예술인이 대부분이고 이를 보기위해 호수공원을 찾는 사람들도 서울사람들로 채워진다"며 "지역 문화행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양지역의 고유한 빛깔을 살려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주문화제를 주관했던 고양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호수공원의 수변무대를 중심으로 한 화려한 야외 공연위주의 문화제보다는 지역문화의 특색이 살아있고 지역민이 참여하는 문화제가 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행사의 취지를 지역민 더 나아가 전국적으로 알리려면 기획단계에서 장기적 안목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데 시간적인 제약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주문화제을 개막하기까지 3~4달 준비기간동안 지역문화 고유의 콘텐츠를 새롭게 발굴하는 것은 실제로 어렵고 이런 콘텐츠를 발굴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행주문화제의 기획에 관여하는 고양문화재단의 조정윤 전문위원은 "호수공원에서 이뤄진 도시형 야외축제가 행주문화제에 대한 홍보효과가 높았고 이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라면서도 행주문화제가 지역문화를 전국에 알리는 가장 좋은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 육성에 미비했다는 지적에 대해 "행주문화제의 취지인 '행주의 얼'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축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일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봄에는 행주산성일대를 중심으로 한 전통문하제를 개최하고 가울에는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한 도시야외축제를 열어 2원화된 문화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문화제를 그대로 답습하거나 모방하는 수준을 벗어나 고양의 전통과 특색을 부각시키는 문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구체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보여진다. 행주문화제 고유 브랜드 개발지역문화제는 그 지역의 자연경관, 역사성을 지닌 유물이나 사적지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행주산성에서의 고유제, 위령굿, 궁도대회를 쇄신하거나 이외에 추가될 수 있는 컨텐츠를 발굴을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획단계에서 고양의 지역문화에 대해 식견이 높은 전문가를 찾아나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이뤄져야한다. 지역문화 전문가의 의견을 흡수한 다음 컨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발현하여 홍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역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사람들은 행주문화제하면 딱 떠오르는 확실한 고유 이미지를 가질 때, '행주문화제'라는 브랜드가치는 상승한다. 수요만 쫒다가는 다른 지역 문화제와 차별화 안돼 지역문화제의 고유한 컨텐츠는 처음부터 시장인지도와 수요가 높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획단계에서 시장수요만 쫒아 테마를 결정한다면 지역문화제의 특성이 퇴색될 수 있다. 시장 수요만 쫒다가는 단발성에 그치는 이벤트에 머물 수 있다. 그렇다고 관 중심으로 지역의 고유한 컨텐츠를 강요한다면 지역민들의 자발적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따라서 축제로서의 '즐거움'과 지역문화 행사로서의 '의미성', 이 둘 사이의 연결고리를 어떤 식으로 형성시키는가의 문제를 기획단계에서 고민하여야 한다. 기획에 대한 노하우 축적국내에서 성공한 지역축제 사례들의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하여 행주문화제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유네스코 NGO 공식협력단체인 국제민속축전기구(CIOFF)의 공식 협력 축제로 지정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축제의 경우, 남사당패의 줄타기, 풍물놀이, 살판(땅재주 놀이), 탈놀음, 덜미(인형극), 버나놀이(접시돌리기) 등을 소개하여 내외적으로 지역문화의 특색과 유희를 동시에 충족시킨 성공적 문화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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