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 고양예산감시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예산 및 사업규모 비해 시민 만족도 낮아
예산과정에 주민 참여토록 창구 마련해야

고양시의 2006년도 살림규모가 1조349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는 고양시가 지난 3일 발표한 2006년도 지방재정공시에 나와있다. 지방재정공시란 재정정보를 가공, 압축하여 주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하는 제도다.

지방재정공시에서는 고양시의 살림살이 규모뿐만 아니라 세입, 세출집행상황, 공유재산현황, 행자부나 감사원으로 받은 재정분석·진단 그리고 감사결과, 행사축제성경비 및 업무추진비 현황, 연말지출비율 등 주민들의 관심사항 등이 포함돼 있다.

고양시가 공시한 2006년도 재정운영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살림규모는 1조3492억 원으로 2005년의 1조758억보다 25.4%나 증가했다. 이렇게 세입이 크게 증가한 것은 부동산 경기가 활발하여 지방세가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국제전시장 2단계부지 조성사업비로 15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측면이 더 크다. 즉 빚도 수입이므로 빚으로 세입규모를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한 자주재원은 8299억 원으로 전체 세입의 61.5%를 차지하고 있고, 교부세와 보조금을 합한 의존재원은 1942억 원으로 14.4%에 불과해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채무현황을 보면 킨텍스 2단계부지 조성사업 지방채 발행액 1500억 원을 포함해서 1631억 원이며, 공유재산은 6조8615억 원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

결과적으로 고양시는 예산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자체재원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채무도 제법 규모가 있고 공유재산도 많아서 재정적으로 여유있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행자부의 재정분석 및 진단결과 B등급으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방세징수율과 세외수입징수율이 전국 평균 또는 동종단체 평균보다 낮아서 규모있는 예산규모에 편승해 지방세 징수에 게을리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든다. 또한 재정관리에 있어 중기재정계획반영비율이 낮아서 계획성 있고 예측이 가능한 재정관리가 필요하며, 사회복지예산증가율 또한 타 지역보다 낮아서 분발이 요청된다.

마지막으로 지방재정공시 내용의 작성에 있어서 주민들이 관심 있어하는 특수공시가 작년보다 많이 증가된 부분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그러나 재정분석 진단결과에 대한 설명 및 자치단체의 의견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기술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행자부의 지침만을 따라서 한 흔적이 역력하다. 주민의 입장에서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와 같이 PDF파일로 보는 방식이 아니라 시청 홈페이지에서 클릭을 하면 바로 볼 수 있도록 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고양시 예산규모는 타 지역에서 비해서 매우 클 뿐만 아니라 굵직굵직한 사업도 많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91만1828원이고, 주민 1인당 채무부담액이 18만2792원으로 주민들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고양시의 예산규모가 크고 벌이는 사업의 규모가 크고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높지 않다. 고양시 예산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공개가 필요하며, 예산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서 합리적인 예산운용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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