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 환 /(사)사람의도시연구소장, 도시공학박사

도시하천은 상징물이면서 관광자원
‘하천살리기네트워크’ 구축 고무적

인간생활의 3가지 기본요소인 ‘의·식·주’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북한에서는 중요도에 따라 ‘식·의·주’라고 하기도 한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우선되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적인 상황을 단편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모두 ‘물’이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공기와 같은 기초 환경을 언급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차치하고 ‘물’은 생명존재의 근거다.

역사적으로 인간이 정착생활을 하면서 정착지역의 대부분은 물가를 택했다. 집단생활의 터전이나 도시가 형성된 지역은 모두 하천 옆이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 등 4대문명도 하천중심으로 형성됐다. 하지만 하천과 사람의 역사관계는 치수와 이수를 위한 인간 투쟁의 역사이며 불가분의 관계이다. 일본의 경우 재해를 겪지 않은 시·정·촌이 전체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투쟁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현대 도시생활은 변했다. 이제 물은 기술의 발달로 수 십km가 떨어진 곳에서도 물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그래서 도시도 물이나 하천이 없더라도 조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천 없는 도시는 생태적 공간부재로 인한 주거환경의 쾌적성이 줄어들고 열섬현상이나 홍수 등 도시적 재해를 겪게 된다. 옛날 나라님의 국가경영의 덕목 1호는 ‘치산치수’다. 그 만큼 이수도 잘해야 하겠지만 치수를 잘 하는 것이 나라님이 할 일이었다.

고양시는 2급 하천을 비롯한 소하천까지 포함해 무려 78개의 하천이 있다. 많은 하천에 비해 관심은 부족하다. 신도시 개발과 택지개발 등 고밀의 도시개발과정에서 하천은 대부분 복개하거나 방치한 상태였다.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 영국의 템즈강 등 도시하천은 도시의 상징물이면서 관광자원이었다.
도시하천의 기능은 전환기에 와있다. 하천의 기능은 이수와 치수 위주로 관리되었지만 이제 자연보존과 친수 등 환경적인 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고양시는 도시와 농촌이 통합된 지역이다. 하천의 관리도 도시와 농촌에 따라 기능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도시하천은 부분적으로 이수와 치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겠지만 농촌지역의 하천은 환경적인 기능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곡릉천과 창릉천, 관심있는 사람은 고양시를 가로지르는 두 하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안다. 철새들이 날아오고 어린이들이 물고기 잡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추억에 잠긴다. 고양시의 하천관리방향은 환경부 ‘물환경관리기본계획’의 목표와 같을 것이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것이 과제다. 고양시 하천은 방치상태이거나 돼지풀 제거에 있어 소극적 관리상태로 있다. 오염관리, 수질 및 수량관리, 자연형 하천복원 등 적극적인 하천살리기가 필요하다.

최근 고양시에서는 거버넌스에 의한 ‘하천살리기네트워크’라는 조직을 구축하고자 지자체, 시민, 전문가 등이 나섰다. 하천의 관리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하자는데 민·관·군이 따로 없다. 인천이나 안양에 비해 늦지만 고무적인 일이다. 이를 기회로 이제는 우리의 하천을 덮거나 없앨 것이 아니라 도시내로 적극적으로 끌어 와야 한다. 살아있는 하천의 모습을 최대한 고려한 ‘자연을 살린 하천정비’가 이루어져야 도시재해도 막을 수 있다. 우리의 하천이 도시생활 속에 일부가 될 수 있고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의 청계천은 도시의 열섬효과를 상당히 줄인 사례가 있다. 우리도 하천을 구간별로 특화 관리하여 냇가에 발 담그는 하천, 도시의 건강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하천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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