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곳 구산동 이만근 집배원

일산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만근(39)씨. 지난 89년부터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다.

법곳동과 구산동 일대에 우편물을 배달한다는 그는 요즘 그 일대에 자꾸 배달이 지연된다는 민원이 많아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씨는 “이 지역은 같은 번지를 여러 세대가 쓰고 있고 벌판에 가건물이 들어서는 일이 많아 담당집배원이 아니면 배달이 어렵다”며 항변했다.

이 곳을 담당하는 집배원이 서울로 발령이 나면서 지난 10월말부터 이 일대 배달을 시작하게 됐다는 이씨.

“아직 이 일대 주소를 파악하지 못한데다 몸이 안 좋아서 3~4일정도 출근을 못하다 보니까 일이 밀렸었다”고 말했다.

송포동 일대 7개동을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 배달을 한다. 요즘엔 해가 짧아져서 2명이 나눠서 배달을 하고 있다.

이씨가 받는 월급은 시간외수당을 포함해 250만원 정도. 본봉이 80만원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시간외수당이 훨씬 많다는 결론이다.

보통 7시에 출근해 11시에 퇴근하면 자정을 넘겨서야 집에 들어간다.

3년전 부인과 이혼해 초등학교 3학년, 5학년 두 딸과 함께 누나집에 얹혀서 살고 있다. 일요일에도 쉬지 못해 아이들에게 놀이공원간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항상 마음이 아프다.

이씨는 담당하는 지역의 주민들이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우편물을 제대로 받아야 하는 것은 주민들이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주소를 찾기 힘들어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 결국 찾지 못할 때는 너무 안타깝다.

결국 같은 동네 주민에게 맡기기도 하고 반송처리하기도 한다. 문패를 달아 달라고 주민들에게 계속 부탁을 했는데도 들어주는 사람은 별로 없고 “그냥 편지만 갖다주면 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는 호통치는 사람은 많다.”

간혹 문패를 달아 주는 집이 있는 것이 그나마 고마운 일이다.
이씨는 “집배원이 주소룰 찾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궁색한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조금만 집배원의 실정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궁여지책으로 일산우체국에서 각 가정에 문패를 달아 줄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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