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 작가 / 고양예고 전문교사

전국의 수능생들과 학부형들의 한바탕 홍역이 끝났다. 이제 수능생들이나 그들을 뒷바라지하느라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학부형들은 겸허한 자세로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수능 열풍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좋게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높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학벌 위주의 한 현상을 보는 거 같아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이제 수능생들은 한 달 후에 발표될 성적을 보고 자기가 가야할 대학을 결정할 것이다. 대학과 학과 결정이 자기의 소질과 능력에 맞게 결정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먼저 대학과 학과 결정의 요건이 사회에서 인정을 하고 취업이 잘 되는 것이냐에 우선을 둔다. 요즘 대학의 인문학과는 정원이 미달되어 학과가 폐과가 되는 일이 빈번하다. 모든 학문의 기초 학문인 인문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용이 닿지 않는 모양이다. 철학이나 국문학을 해보았자 취업도 안 되니 굳이 힘들여 공부를 하려고 하지를 않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진로를 앞둔 수능생들에게 감히 말한다. 남이 간 길로만 갈 생각을 말고 가지 않은 길을 한번 가보라고 말이다. 이른 새벽 흰 눈이 내려 쌓인, 그 어느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길을 보라. 아무도 걷지 않아 깨끗한 순백의 길, 그 길을 홀로 걸어 보라. 그리고 걸어가면서 뒤에 찍히는 자기 발자국을 보라.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길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접어두고 다른 길을 간다면 얼마나 허망한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라. 그리고 거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되라. 그러면 무슨 일을 하든 어떤 학교에 들어가 어떤 공부를 하든 먹고살 수가 있다.

우리는 한때 공부를 팽개치고 비 보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고 편견 된 시선으로 문제아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애들의 위상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청소년 문화를 대변하는 위치에 서 있고 우리나라 한류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을 당당히 하고 있지 않은가.
세상은 넓다. 땅도 좁고 자원도 거의 없는 이 어려운 나라에서 살 생각을 하지말고 시야를 세계로 돌려야 한다. 외국에 나가 젊은 한 때를 보내며 그 나라에 정착하여 기반을 잡아라.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는 필수적으로 능숙하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더라도 영어는 필수다. 능수능란하게 회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농업과 임업 쪽으로도 관심을 돌려라.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여 그쪽 분야의 미래가 밝더라도 그런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사람은 먹어야 하고 환경은 사람 사는 데에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런 만큼 농업과 임업 관련 일도 전망이 아주 좋다. 그리고 해볼 만한 공부다. 진로를 앞둔 청소년들이여,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그리고 그 결정에 후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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