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계도지 예산삭감

“축하합니다.”
지난 11일 고양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 박원필)가 시정홍보용 신문, 일명 계도지 예산 6천8백여만원 전액을 삭감했다는 소식에 시민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의 반응이었다.

시정홍보용 신문 구독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경기도에서 오산시를 이어 두 번째. 현재 안성시의회 내무위원회에서 시정홍보용 예산 5천만원, 인터넷 배너광고 4천만원을 포함해 1억여원을 전액 삭감했다.

자치안성신문은 시의회 예산심의 시기를 맞추어 언론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한 기획기사를 연재해왔다. 최용진 편집장은 “상임위 의원들이 언론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으나 예결위에서 그대로 통과되기는 어렵고 계도용 신문 예산만 삭감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고양시의회의 결단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

바른지역언론연대 김원범회장(서귀포 신문 발행인)은 “계도용 신문 예산 삭감은 당연한 일”이라며 “바지연 소속 35개 회원 신문사들이 있는 지역에서는 계도용 신문 예산 삭감이 계속 논의돼왔는데 이번 고양시의회의 결단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을 올렸던 당사자인 고양시 측은 의원들의 삭감에 대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당장 기자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 관련 부서인 공보실 공무원은 “앞으로 신문에 행정에 대한 의혹성 기사나 비판기사가 많아질 것 같다”는 우려를 하기도.

그러나 시의회가 집행부의 책임을 덜어주었다는 입장도 있다. 시청 한 공무원은 해마다 예산안을 올려온 관행에 대해 “최근 계도지 예산 삭감이 전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어느 자치단체장이 선뜻 책임을 지려 하겠는가”라며 “일단 시의회에 상정해 책임을 회피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일단 환영하고 시의회의 결정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당일 오전 시의원들에게 언론관련 예산 삭감의 당위성을 얘기했던 고양시민회 유왕선 회장은 “관습처럼 이어져 왔던 계도지를 폐지한 시의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아직 기자실 폐지 문제 등이 남아있지만 고양시가 언론개혁의 첫발을 내민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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