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

이는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미물이다. 이 놈은 약아 빠져서 인간이 활동하는 중에는 잠을 자다가도 조금만 활동을 멈추면 슬금슬금 기어다니며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하는데 인간으로서는 괴롭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이규보 선생은 이러한 이를 『슬잠( 箴)』에서 “이야 너는 어느 곳에서 태어났느냐? 교활하기가 너 같은 놈이 없구나!( 從何生  莫如爾)”라고 평했다.

그런 다음에 “반드시 깊이 옷 꿰맨 틈으로 들어가 눈이 미치지 못하게 하고, 잠방이 밑에 다분히 숨어서 손이 미치지 못하게 한다. 제 딴은 잘된 꾀라 하여 사람을 물어 그칠 줄을 모르는데, 사람이 가려움을 견디지 못하여 반드시 그대로 두지 않는다”며 이가 그렇게 설쳐대면 설쳐댈수록 제 수명만 단축하는 행위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죽이는 방법으로 불에 태워 죽이는 방법, 주린 개미에게 주는 방법, 손톱으로 죽이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요즘 머릿니가 기승을 부린다는 소식이다. 보이는 머릿니야 잡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사회 도처에 기생하고 있는 이는 어찌해야 할까? 사회가 맑아져야만 없어질 것이다.

<회산서당훈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