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지원예산 차근차근 줄이기로

전국적으로 지자체들이 앞다퉈 계도지 예산을 삭감하는 추세 속에서 고양시도 집행부가 상정한 시정홍보용 신문 구독 예산 전액을 삭감해 언론개혁운동을 지지해온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 고양시 예결위소속 의원 12명은 별다른 논의나 충돌 없이 2002년도 일명 계도지 예산 6천9백만원 전액을 삭감해 주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산심의 첫날부터 강력하게 시정홍보 신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강태희 의원(신도동)은 계수조정 과정에서도 먼저 예산삭감에 대한 의견을 냈다.

해마다 언론관련 예산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과 삭감 요구가 되풀이돼 왔지만 올해처럼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기는 처음. 심사에 참가한 조문옥 의원(주교동)은 “계도지 문제에 대해 예결위 소속 의원들간에 별다른 의견교환이나 논의가 없었지만 모두들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모 의원도 “이번 예결위 소속 의원들은 특별히 언론으로부터 공격받을 만한 허물이 없어 소신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답변.

조문옥 의원은 “우리나라 신문들은 양적으로 과도하게 팽창해 있다. 경쟁력이 없다면 스스로 정리해야 하지 않겠는가. 독자들이 원하는 신문이 돼야지 ‘자기만족’에 빠진 신문이 돼서는 곤란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계도지 예산삭감은 신문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태희 의원도 “지자체가 시민의 세금을 신문사에 쓰는 것은 독자나 지자체는 물론 신문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지역의 신문은 지역에서 평가를 받아 살아 남을 수 있는 신문만 남고 그렇지 않은 신문은 도태돼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기대됐던 다른 언론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 없이 집행부 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대해 박원필 위원장(행신1동)은 “올해는 계도지 하나만 삭감하고 다른 예산들은 차츰차츰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한편 계수조정이 모두 끝난 오후 5시. 의원실에 모인 의원들은 삭감결정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모 의원은 “예산삭감이 확정된 후 벌써 기자들로부터 3번이나 전화가 왔다”라며 “우리 12명의 의원 모두가 총대를 메야지(책임을 져야지)”라며 웃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취재를 위해 전화를 걸자 대부분의 의원들은 전화기를 꺼두거나 인터뷰 요청에 “내일 결과 보고서에 나온다”라고 일축, 언론에 대한 부담감을 비치기도.

예결위 소속 의원 명단 (가나다순)
도시건설위 - 강태희 김경태 이건익 이종환
사회산업위 - 심규현 이기택 이봉운 이순득
자치행정위 - 박원필 임귀환 이장성 조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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