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규 영 / 고양시의회 시의원

창조도시, 도시계획의 기본이슈로 부각
소통하는 문화·친환경성 확보 이뤄져야

문화도시와 창조도시. 도시개발에 대해 고민하는 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수식어다. ‘문화도시’와 ‘창조도시’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없다.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문화도시의 정의는 도시학자 루이스멈포드(Lewis Mumford)의 것이다. 멈포드는 문화도시를 “끊임없는 사회적 교류와 상호작용을 통해 복합적인 활동을 하고자 하는 인간의 고차원적인 잠재력을 제고시켜 줄 수 있는 도시” 라 정의하고 있다. 즉 문화도시의 키워드는 사회적 교류와 상호작용 이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인간잠재력을 극대화시키는 곳이 바로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창조도시란 기본적으로 창조계급을 유인할 수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창조계급(Creative Class)이란 누구인가? 이들은 컴퓨터와 수학관련 직업, 건축관련 직업, 엔지니어, 생명 물리과학, 사회과학 직업, 교사, 미술, 디자이너, 연예인, 미디어 직업 등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Richard Florida, 2001). 21세기에 이르러 창조도시의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창조적 직업의 사람들이 주축이 되는 산업분야가 경제성장의 중심이 돼 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창조계급의 집적지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창조도시(Creative City)만들기가 도시계획 또는 도시개조의 기본이슈로 부각됐다. 우리나라도 최근 대부분의 혁신도시, 기업도시, 도심재개발 등에서 모두 창조도시의 개념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창조계급은 기존의 산업사회의 노동자들과는 다른 정주지 선택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창조적 중심지의 특성은 다양성, 개방성, 일상의 문화, 삶의 쾌적성으로 대표된다.

고양시도 서울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자족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창조산업인 방송영상산업을 유치하고자 하는 고양브로멕스 조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사업계획에는 유치하고자 하는 핵심산업과 토지이용계획 중심의 부지조성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중요한 부분, 어찌 보면 브로멕스 추진 성공의 핵심이라 할만한 사안이 빠져있다. 바로 브로멕스 부지뿐 아니라 고양시 전체를 창조도시로 개조하는 것이다.

외국의 창조도시 성공사례에서 보면, 창조도시에는 해당산업과 연계한 대학이 있고, 강력한 환경정책(건축, 물 이용, 교통 등)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편리한 쇼핑공간과 함께 다양한 수준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다. 고양시가 문화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조계급에게 매력적인 창조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소통할 수 있는 문화환경조성과 도시의 각 부문에서의 친환경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시 정부 또는 전문 예술인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문화활동과는 별개로 아마추어들이 자신의 재주를 밖으로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하고, 또한 이러한 활동들이 시민들간에 쉽게 소통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거리에서의 문화공연, 또는 소규모 극장이나 바(Bar)문화 등도 하나의 예라 할 수 있다. 둘째는 녹색교통을 도시의 중심 교통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녹색교통이란, 대중교통, 도보, 자전거와 같은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녹색교통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은 녹색교통이 가지는 상호교류성 때문이다. 창조도시에서 문화는 상호교감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는 느린 속도로 움직일 때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녹색교통은 창조계급이 정주지를 결정할 때 중요요소인 친환경적인 도시환경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새해에도 고양시는 역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더 이상 역동성을 외연의 확장으로만 포장해서는 안된다. 고양시민들이 문화 활동을 통한 상호교류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때 삶의 질이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문화도시, 나아가 창조도시는 시민이 몸으로 느껴야만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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