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종 국 / 정책분석평가사

지난 2007년 12월 중순경, 효자 2통 주민들의 분위기는 우울해 보였다. 마을회관 인근에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공사를 입찰 받은 울타리 설치 업체의 인부들이 구덩이를 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부들은 계곡 방향에는 나무 울타리와 철재울타리를, 마을 뒷산 주변에는 철재울타리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수 십 년 혹은 몇 대째 이곳에서 살고 있다. 효자2통 사기막골과 골안은 옛날 조선시대부터 유서 깊은 곳이다. 이곳에는 사기그릇을 굽던 가마터, 육모정, 백운대와 인수봉을 오를 수 있는 등산로 등이 있고 옛날부터 서울 4대문 안 서울근교 피서지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1968년 1월21일 김신조 사건 이후 군부대 유격장과 휴양소가 육모정 인근에 들어섰다.

어쨌든 이 곳은 이런 저런 유명세와 시원한 그늘과 계곡, 인근 산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그런 덕택에 사기막골과 골안 초입, 그리고 인근 주민들은 봄, 가을, 겨울에는 등산객, 여름철에는 피서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있다. 이들은 영세하지만 음식점 및 식료품과 잡화 등을 팔아 식생활을 하면서 살아왔고 또 지금도 군사보호지역, 그린벨트, 국립공원 지정 등 불편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살아오고 있다.

이러한 터전에 갑자기 자연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마을 입구를 삼태기 모양으로 남겨놓고 철재 울타리로 마을을 고립시켜 버린 것이다. 주민들은 물론 동물들의 이동 통로도 없어졌다. 가까이 북한산 줄기에 있는 사패산 터널만 해도 동물들의 이동통로를 많이 고려했다고 한다. 이처럼 산밑에 터널을 만들거나 산악도로를 만들 때도 동물들의 이동통로를 확보해 준다고 한다. 자연 동물들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하물며 자연 환경보호를 하기 위해 주민들의 식생활권을 파괴한다면 이러한 정책은 잘못된 정책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주민들과 충분한 공청회를 했는지 묻고싶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철재 울타리 중간 중간에 산림이 가장 적게 훼손 될만한 곳에 통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사실 자연스러운 환경에 철재 울타리를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자연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자연에 흉물을 설치하는 것이다. 자연만을 생각한다면 설치된 철재울타리를 다시 뜯어내고 원상복구 하는 것이 자연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만이 자연환경과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일 것이다.

고양시 행정기관도 주민들을 위해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주민들이 선출해준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단체장과 지방의원들도 선거 때만 찾아다니지 말고 평소 주민들의 고충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효자2통 주민들의 어두운 그림자가 거두어지면 좋을 것 같다. 더 이상 자연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소외감이 없어야 한다. 앞으로 이러한 주민들을 생각해 정책이 전개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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