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마을 현대아파트 화합단지 선정

일산구 장항동 호수마을 현대아파트 2단지가 2001년 경기도 공동주택관리부문 우수단지로 선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YMCA, 에너지관리공단, 주택공사, 건축사협회 등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반이 11개 시군에서 13개 단지를 우수단지로 선정했다. 경기북부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된 셈이다.

홈페이지 제작, 장기수선계획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 방송사가 주관하는 주부가요열창을 주최해 주민들의 화합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요즘 이 아파트의 자랑거리는 뭐니뭐니해도 크리스마스 트리. 우수단지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김양수(45)관리소장이 제안해 관리실 직원 8명이 틈틈이 시간을 내 2주동안 만들었다. 김소장은 "주민화합을 위해 생각해냈다”며 “주민들이 좋아해 줘서 보람있다”고 말했다.

중앙진입로에 들어서면 이 곳이 고급 카페인지 아파트인지 구별되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불을 켜며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시작되는 날에는 밤새도록 불을 켜 놓을 예정이다.

지난 8일 트리 점등식도 열었다. 이 날 부녀회(회장 유영심)에서는 팥죽과 호박죽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대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와 금방 바닥이 났다고. 바빠서 미처 찾아오지 못한 주민들도 아쉬워 했다.

팥죽과 호박죽을 만드는 것에 지쳤을 법도 한데 유영심 부녀회장은 “내년에는 더 많이 대접해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2단지 주민들도 “이웃간의 정이 돈독해지는 기회가 되었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파트라 하면 흔히 삭막한 도시의 상징물로 생각되지만 "이 곳만은 예외"라고 말한다. 인근 아파트에서는 트리 만드는 법을 물어보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멀리서도 일부러 구경오는 사람들도 있다.

또 이 아파트 주민들은 불우이웃돕기, 재활용품 판매,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노인정과 관리사무소에 김장담아주기행사, 단지 어린이를 위한 독서방 운영을 매년 실시하며 부녀회 수입과 지출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려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입주자대표 안정웅(47)회장은 "우리 단지는 반상회가 아니라 동상회를 열만큼 주민들이 참여도가 높다"며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쾌적한 주거문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회장은 이를 위해 “내년에 각 가정에 CCTV를 설치해 동대표회의를 집안에서도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말 연 벼룩시장에서는 장난감, 유모차, 책을 물물교환하며 주민간의 교류가 활발하다. 집에서 기르던 이구아나를 내놓은 집도 있었는데 이구아나 목욕시키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 친해지기도 했다. 이 행사는 3~4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복순(41)씨는 “노인정 어르신들을 위해 김장을 담근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돈으로 사다 드리는 것보다 훨신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녀회에서는 배 산지직송 직거래 장터를 열어 얻은 수익금을 전액 장항동 꿈나무의 집에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부녀회에서는 이달 28일 떡국을 판매한 대금도 불우이웃을 돕는데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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