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마크'가 소개하는 가볼 만한 먹거리터

리틀마크(대표 박현희)는 전국 40만개의 음식점을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해 좋은 식당을 찾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 고양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리틀마크라는 이름의 인터넷과 계간지를 발간하고 있다. 기존 음식 잡지들이 광고와 병행해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과 달리 리틀마크는 일체의 음식점 광고를 받지 않고 업체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소개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편집자>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또 저물고 있다. 연말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식당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 많지 않은 예산으로 세밑에 갈만한 - 분위기와 맛, 규모를 두루 갖춘 몇 집을 소개해 본다.


1. 오띠모(이탈리안 레스토랑/오띠모 스페셜 스파게티/11,900원/031-913-9955)

대화동에 새로 지은 희고 예쁜 3층 짜리 건물이 바로 오띠모. 나무로 된 몇 개의 계단을 올라 실내에 들어서면 창가를 빙 둘러 배치된 테이블마다 체크무늬의 보자기가 씌워져 있다. 넓직한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 거리의 풍경이 마치 유럽의 어느 식당에 온 것 같다. 그리스 출신의 주방장이 요리하는 정통 이태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 집의 추천메뉴는 오띠모 스페셜 스파게티. 우묵한 뚝배기에 해물 토마토 스파게티를 넣고 피자의 베이스가 되는 밀가루 반죽을 덮은 다음, 오븐에 구워낸다. 노릇하게 익은 밀가루 빵이 뚜껑처럼 덮인 모양이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빵 뚜껑을 십자로 잘라 속에 든 스파게티와 함께 먹으면 된다. 면이 가는 편이고 쫄깃한 맛이 덜하지만 소스의 맛은 정말 훌륭하다.

테이블 간의 간격이 다소 좁아 옆자리가 신경 쓰이고, 가격이 비싼 것이 흠.

2. 와사등(한식고기류/숙성 암퇘지 소금구이/6,500원/031-922-6692)

역시 대화동에 있는 고깃집. '와사등'은 가스등의 다른 이름이고 1938년 일제 감정기 지식인의 방황을 노래한 김광균의 시제목이기도 하다. 종업원의 설명으로는 사장이 좋아하는 시의 제목을 따 상호로 삼았다고. 아닌 게 아니라 김광균의 시 전문(全文)으로 큼직한 걸개를 만들어 실내 곳곳에 걸어놓았다.

'퓨전하우스'라는 부제에 맞게 와인에 숙성시킨 고기를 참숯에 구워먹는 집이다. 전통적인 개념의 고깃집이라기 보단 유럽의 대중적인 카페테리아 같은 시설과 분위기이다.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가 맛있다는 것은 사족.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많았으나 최근 몰라보게 달라졌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렴한 값으로 푸짐한 삼겹살을 먹고싶다’‘시끌벅적하고 지저분한 곳은 싫다’면 가볼 만한 집이다.

3. 토방농원 유황오리(한식고기류/유황오리 로스구이/19,000원/2-3인/031-908-9289)

오리고기는 대부분의 지방이 불포화지방산이라 콜레스테롤이 적다. 게다가 유황을 먹여 기른 오리는 항암 등의 독특한 약리 작용이 이미 증명되었다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편. 최근 건강식품 바람을 타고 곳곳에 유황오리 고깃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토방농원은 풍동 카페촌에 새로 생긴 유황오리 전문점이다. 신도시에서 철길을 건너 카페촌을 들어가 200여 미터쯤 진행하면 우측에 있다.

통나무로 지은, 번듯한 2층 짜리 건물인데 천장이 높고 환기 시스템이 좋을뿐더러 테이블 간격이 넓은 편이라 가족끼리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며 정겨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종업원들도 친절한 편. 고기 맛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는 점이 흠.

4. 옛골 시골밥상(한식밥류/시골밥상/6,000원/본점031-977-4799 원당점031-962--6379)

만약 가족 중에 연로하신 어르신과 어린아이가 포함되어 있다면 이 집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어른들은 옛 맛의 향수에 젖을 수 있고 아이들은 우리 옛 식탁의 깊은 맛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옛골은 비교적 원형에 가까운 사찰음식을 만들어 낸다.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인공조미료와 오신채(五辛菜: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사용하지 않는다. 담백하고 정갈한 우리 옛맛이다. 보리밥과 흰밥 중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으며 된장찌개와 열댓 가지의 나물이 상을 가득 메운다. 반찬 하나 하나가 정갈하고 제대로 된 깊은 맛이 난다. 나물을 취향대로 골라 밥 대접에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직접 담근 것인데 역시 깊은 맛이 난다)을 쳐서 슥슥 비벼 먹는다. 가끔 된장찌개로 목을 적시면서... 불고기와 장떡을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옛골은 본점이 중산에서 금촌 가는 길가에 있었지만 최근 원당에 지점을 내었다. 경험상 두 점포의 맛 차이는 없고 원당점의 시설이 보다 쾌적하다.

5.남궁(중국음식/굴소스 면/6,000원/본점031-911-3773 마두점031-908-3700)

많은 사람이 신도시 최고의 중국 음식점이라고 꼽는 집이다. 요리의 맛은 물론이고 종업원의 친절, 그리고 적극적인 경영마인드까지 고루 갖췄다.

중국요리의 특성상 동행인원이 여럿이면 몇 개의 요리를 시킬 것이다. 그때 꼭 굴소스 면과 해물 누룽지탕을 시킬 것을 권하고 싶다. 굴소스 면은 말린 굴을 빻아 가루로 만든 소스를 섞은 자장면이다. 보통 자장면처럼 느끼하지 않고 맛있다. 특히 함께 나오는 꽃빵을 자장 소스에 찍어먹는 것도 일미. 남궁의 해물 누룽지탕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것 같다.

대화동에 본점이, 마두동에 분점이 있다. 요리 가격은 서울 강남보다는 싸지만 동네 중국집보다는 비싼 편. 인테리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흠.

6. 광수사(일본음식/점심정식/15,000원/031-919-8484)

밤가시 마을 뒷골목에는 정통일식을 표방하는 일식집이 모여있다. 모두 24곳. 저마다의 공통점과 특색이 있겠지만 가족과 함께 가기 적당한 곳은 어디일까. 나는 이집을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바로 '쓰끼다시'라고 하는 사이드 디쉬가 훌륭하기 때문. 가족 중에 아이들이나 여성들은 생선회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대개 생선회를 좋아하는 아빠나 남자들은 기분 좋게 취하겠지만 여성이나 아이들은 심드렁하기 일쑤. 이 집은 생선회의 맛도 좋지만 차갑고 뜨거운 두 종류의 국수를 비롯, 산낙지, 고등어 초조림, 코다리 무침, 버섯 커리구이 등의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요리들이 함께 나온다. 중요한 것은 종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제 맛을 낸다는 것.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의 가격이 다르므로 유의할 것. 골목이 좁아 복잡한 것이 흠. 주차는 주인에게 얘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연말 가족외식에도 몇 가지의 요령이 있다.

첫째, 피크타임을 피하라.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나 주말 저녁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식당이라도 워낙 손님들이 많다 보면 대접이 소홀해 지기 쉽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나섰다가 불쾌한 기억을 남기지 않으려면 혼잡한 시간을 살짝 비켜 갈 것.

둘째, 가급적이면 예약을 하라. 아무리 복잡한 식당일지라도 예약손님에 대한 대접은 다를 수밖에 없다.

셋째, 기본적인 예절을 반드시 지킨다. 특히 어린이들을 동반하는 경우 식당 안에서 함부로 떠들고 장난치지 않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리틀마크 박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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