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갑에 도전하는 백성운 후보

▲ 사진 황영철 기자

한나라당 공천 심사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가운데 고양의 4개 선거구 중 일산갑은 백성운, 일산을은 김영선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자로 확정됐다. 덕양갑, 덕양을 공천은 5일 현재 아직 결정되지 못한 상태. 일산갑의 한나라당 공천자인 백성운 후보는 안국포럼 비서실장을 거쳐 지난 대통령 선거 당내 경선과 대선 뿐만 아니라 인수위 등에서 활약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이전에 지역에서는 1988년부터 1991년까지 고양 군수를 역임한 바 있어 일명 ‘백 군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호수공원으로 상징되는 일산의 밑그림을 그린 백 후보를 만나 출마의 변과 공약, 그리고 정치적 소신에 대해 들어봤다.

- 인수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그다지 높지 못하다. 인수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지난 2개월 동안의 인수위 활동성과에 대해 자평하자면.
여론 조사에서는 국민들의 평가가 낮은 게 사실이다. 영어몰입교육이나 인수위원들의 행위 등 국민들이 보기에 돌출 된 부분에서 좋지 않게 이미지화 됐다. 그러나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전체적으로 조망해보면 국정지표와 국정과제를 추려내는 일련의 과정에서는 상당한 내실과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 역대 정부 출범 직후 지지율과 비교하자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다. 어느 정도 책임감도 느낄텐데.
취임 초반 지지율이 높았던 역대 대통령의 말기 지지율은 어떠했는가. 오히려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감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높을 것이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은 전 정부가 6개월 내지 1년에 걸쳐 서서히 해나갈 만큼의 일이었고, 또한 선거를 앞두고 여론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작업이었다. 정부조직 개편을 취임 전부터 구상해 국회와 협의 하에 한정된 인재풀로 이 정도의 성과를 냈다는 것은, 오히려 인정해야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바로 해놓고 이 토대 위에 앞으로 더 많은 일을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본다. 지금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해서 현 정부에 문제가 있다고 볼 필요는 없다.

-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실용’이 정치이념의 부재로 비춰질 수 있는데
관점에 따라 경제는 중시할지 몰라도 정치이념이 부족한 철학이라고 지적 할 수 있다. 그러나 창조적 실용정신은 경제가 되었건, 과학이 되었건, 다른 예술부분이 되었건, 중시되어야 하는 철학이 아닌가 생각한다. 공허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범위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면서 현실을 개조시키는 것은 비단 경제부분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20년 전 군수시절 고양의 발전방향이 지금과는 어떻게 다른가
내가 그린 그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행신·능곡·화정·성사·중산·탄현지구 등 6개 공영택지개발 사업지구는 일산신도시 계획 발표 이전에 내가 기획하고 개발한 지구다. 고양은 서울과 인접해있어 도시화가 불가피한 지역이라 생각했고 일산신도시만을 시로 승격하지 않고 이러한 지역을 모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면이 있는 곳이 포함된 지역을 시로 승격한 케이스는 고양이 1호다. 고양이 전국 최초의 도농복합도시였던 셈이다. 당시 고양군의 개발 컨셉은 제조사업이 어려우니까 호수공원, 전시산업단지, 외교단지, 출판단지 위주로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외교단지, 출판단지는 무산이 됐지만 호수공원, 국제전시장은 살렸다.

- 고양시가 자족도시로 기능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큰 틀의 문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고양은 과밀억제권역이기 때문에 대학과 기업이 유치되지 못한다. 자족도시라는 말은 쉽게 하지만 사실 쉽지 않다. 서울에서 일하고 이 곳에서 잠자는 위성도시로서의 성격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제조업은 어렵지만 문화컨텐츠 산업, 가령 미디어·영상·드라마·전시 산업은 지역의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문제는 문화컨텐츠 산업에 필요한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는 발생하지만 전부 서울 지역에서 양성된 인력으로 공급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의 공약 중에 하나가 문화컨텐츠 산업인력을 지역에서 배출할 수 있도록 고양에 국제전문 중·고등학교나 영화·드라마 학교를 유치한다는 것이다. 일자리와 전문인력이 연결할 수 있는 이 문제는 인허가권이 가장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국제 중·고등학교로 유입시키고 예술 쪽으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영화·드라마 학교에 유입시켜 지역학생들을 다른 곳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직업도 여기서 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고양시의 특성을 살려 교육과 일자리의 연계시스템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다.

- 한나라당 후보들은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과의 ‘거리’를 내세운다. 또 하나의 계파정치를 형성할 소지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물론 인선과정에서 대선에서 이긴 대통령의 프리미엄이 분명히 있다. 왜 없겠는가. 그러나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지금은 대통령 혼자서 정부운영을 할 수 없다. 입법부가 행정부에 비해 힘이 대등하거나 우위에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대통령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을 계파정치라고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은 친분이나 인연에 의해서만 모든 인선이 이뤄지도록 내버려두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공교롭게도 개각과 총선이 비슷한 시기에 있기 때문에 국회에 들어가는 인재는 다 제외되는 상황에서 장관 인재풀이 넓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대운하 사업이 고양시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은
이 사업이 고양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운하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반양측이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대립했다. 대선 과정에서 하나의 정책공약으로서 운하사업이 반대측에 의해 과장되게 비판된 점도 있었다. 이제는 차분하게 국민들의 설득과정을 거치고 언론에서도 실상을 제대로 보도할 필요가 있다. 이 사안은 중앙정부에 맡기고 좀 더 지켜볼 일이다.

- 구상한 공약 중에서 가장 무게를 두는 공약은
관련기관의 협조를 구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서 검토를 해왔다. 하나는 교육공약인데, 앞에서 말한 대로 고양시의 장점을 살리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국제고등학교, 드라마 학교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첨가하자면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영상학과 등 몇 개 학과를 포함한 분원을 고양시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우선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이 전철로 일산에서 강남권까지 30분대로 소통할 수 있도록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오랜 검토 끝에 내린 답이 문산에서 출발하는 경의선을 용산에서 끝내지 않고 한강을 지하터널로 가로질러 신사동을 거쳐 강남역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이 교통망이 구축되면 고양에서 강남으로 가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강남의 고소득층을 국제 전시회의 수요자로 끌어들여 고양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건도 갖춰진다. 또 국제 컨벤션이나 벤처산업 활성으로 일자리 창출도 쉬워지게 된다. 일산의 밑그림을 그린 당사자이고 고양시의 여건과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일산의 발전에 기여하는데 이런 공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공약을 위해 출마하게 됐고 또 공약을 실천할 자신이 있다.


백성운 프로필

미국 Syracuse 대학교 대학원(행정학 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행정학 박사)
제 18회 행정고등고시
1988년 - 1991년 경기도 고양군 군수
1995년 - 1995년 경기도 안양시 시장
1997년 - 1998년 경기도 안산시 부시장
2000년 - 2002년 경기도 행정부지사
2003년 - 현재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
2005년 -2006년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초대 사무총장
2007년 12월 - 2008년 0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겸 행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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