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변헤미씨.
“스물아홉 여름에는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 싶었어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는 변혜미(29)씨.
현재 원당사회복지관에서 홍보와 회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연말이라 행사준비로 바쁘다.
오동통한 얼굴. 어디서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얼굴.
사람을 편하게 하는 해맑은 웃음을 지녔다.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미모’라고 대답할만큼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주량도 웬만한 남자 못지 않다고.
요즘 여자들은 독신으로 살겠다는 사람이 많다는데 그녀는 남녀가 이 세상에 있는 한 꼭 결혼은 해야 한다는 주의.
신앙을 가진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을 원한다. 그런 면에서는 조금은 보수적이다.
“부부로 사는 1년이 지금까지 30년 혼자 살아온 세월의 30분의 1밖에 되지 않아요. 30분의 1만 서로 노력하면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복지관에서 일하게 된 것은 지난 99년부터.
그녀는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한다.
복지관에서 일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그녀가 도울 수 있는 사람, 그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
서른이 되기 전에 자유롭고 신나는 일을 하고 싶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기도 하다.
그녀에게 ‘9’라는 숫자는 끝이자 시작을 의미한다.
"열흘 정도 남은 올 한해 아직은 파릇파릇한 이십대를 잘 마무리할 거예요. 서른에는 철없다는 말은 듣지 말아야 겠죠?" 이렇게 말하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어찌 보면 그녀 말대로 스물아홉답지 않게 철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주관도 뚜렷하고 고집도 세다. 수더분함 뒤에 감춰진 깐깐함이 그녀의 매력이다.
사람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는 그녀.
이제 풋풋한 이십대를 마무리하고 서른 희망을 품고 사는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여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