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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이현승(19·대진고3·위)군. 대학원서를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능점수가 모의고사보다 40점이나 떨어져 방문잠그고 울었다. 부모님께 동정받으려고 선수친 것이라니. 까무잡잡한 얼굴에 허연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하지만 어리다고 무시하면 큰코 다친다. 교육부가 하는 일이 뭐냐는 둥, 미팅에 대한 환상보다 취업난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는 둥 정치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가습 뜨끔할 얘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래도 미팅은 할 생각. 이상형은 느낌(feel)이 오는 사람이란다.

십대를 마감하며 가장 아쉬운 건 공부를 안했다는 것. 이제 뭔가 정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다.
아직 정해진 것 없어도 당당할 수 있는 나이. 이렇게 스무살이 시작된다.

“스물아홉엔 큰일을 저지르고 싶었어요”
경영학을 공부했다는 변혜미(29가운데)씨. 현재 원당사회복지관에서 홍보와 회계를 담당하고 있다.
사람을 편하게 하는 해맑은 미소를 지녔다.
주량도 웬만한 남자못지 않다고.

요즘 여자들은 독신으로 살겠다고들 한다는데 그녀는 꼭 결혼은 해야 한다는 주의. “부부로 사는 1년이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의 30분의 1밖에 되지 않아요. 그만큼만 노력하면 잘 살 것 같아요”
서른이 되기 전에 자유롭고 신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녀에게 ‘9’라는 숫자는 끝이자 시작이다.
“서른에는 철없단 말은 듣지 말아야겠죠?”이렇게 말하고 까르르 웃는다.

사람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는 그녀. 풋풋한 이십대를 마무리하고 서른 희망을 품는 우리 시대 아름다운 젊은이다.



“첫아이를 낳고 아줌마 소릴 들었어요. 너무 놀랐죠”
서른 아홉 박복순(아래)씨. 그녀는 여전히 아줌마로 불리는게 썩 내키지 않는다. 아직 마음은 십대라며 십대 소녀같은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일곱 살, 아홉 살 두 아이의 엄마.

신문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소홀하지 않으려한다.
결혼 전엔 간호사로 일했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지기도 한다고.
아이들이 크면 다시 일해보고 싶다.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자상한 남편과 아이들 재롱이 힘이 된다.
서른 아홉, 그녀의 겨울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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