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열심히 돌리며 차분한 선거운동
한나라당 기호 2번 덕양갑 손범규 후보

▲ / 사진 황영철 기자

지난달 29일 영화배우 문소리 씨를 앞세워 떠들썩하게 거리유세를 펼치는 심상정 후보와는 대조적으로 손범규 후보는 같은 날 화정역 인근의 세이브존 1층 엘스컬레이터에서 조용히 명함을 돌렸다. 유권자들에게 짓는 표정, 취하는 행동과 말투, 모두 심 후보와 대조적이었다. 심 후보가 “나 이 정도의 사람이다”라고 말하듯 거침없이 세이존 내의 공간에서 세를 과시하는 데 비해, 손 후보는 조용하다 못해 외롭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1층에서 조용히 명함을 돌리던 손 후보가 지하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심 후보와 마주치려는 순간, 그는 자리를 잠깐 이동했다. 굳이 마주치기 싫다는 뜻이었다.

마주쳐서 함께 악수라도 하는 사진을 내심 기대했던 기자에게 그는 조용히 읊조렸다. “두 사람이 악수하는 사진이 그대로 나가면 주위사람이 많이 모인 심 후보에게만 유리하다”고.
이날 하루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반대로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는 심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걸 감안한다면 심 후보의 자신감 넘치는 거리유세는 자신감이라기 보다 한 표라도 더 따라잡기 위한 안간힘으로 비쳤다.

무료법률상담을 해주면서 중노년층을 중심으로 바닥 민심을 파고든 손 후보는 덕양에서는 ‘변호사 손범규’로 꽤 알려진 인물이다. 오랫동안 민심을 훑어온 손 후보의 지지층이 쉽게 와해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갖췄다.
그러나 심 후보의 거리유세에 감응한 탓인지 손 후보는 31일 중견 탤런트 선우재덕 씨를 1일선거사무원으로 고용했다. 선우재덕 씨는 이날 화정역 3번 출구에서 ‘기호 2번 함께 가요! 손범규’가 써진 어깨띠를 두르고 덕양구 주민에게 손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문소리 등 유명인들 거리유세 총동원
덕양갑 진보신당 기호6번 심상정 후보

▲ / 사진 한진수 팀장

현재까지 심상정 후보의 유세를 돕는 도우미는 실로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이었다. 심 후보는 지난달 29일 오후 12시부터 화정동 상가 일대와 세이브존에서 남편 이승배 씨와 배우 문소리 씨 등과 함께 거리유세를 펴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평소 심 후보의 팬이라고 자처하며 친분을 쌓아왔던 문소리 씨는 화정동 인근 상가를 심 후보와 함께 돌며 반나절 가까이 지나가는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공식 선거 운동에 맞춰 춤까지 추는 등 열성적으로 유세를 도왔다. 심 후보 일행이 거리유세를 펼치는 동안 주민들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

또 지난달 31일에는 한나라당의 고진화 의원이 오후 3시 고양 덕양구의 화정역에서 심상정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섰다. 고 의원은 심 후보와 함께 야당을 향해 초당적 대운하 반대 연대를 결성하자고 촉구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다가 최근 한나라당으로부터 제명 당했다.

또 지난 1일에는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언론인 홍세화 씨가 심상정 후보의 유세를 도왔다. 이날 아침 7시 원당역 출근인사부터 후보와 함께 지역 순회 유세에 참가했다. 최고 스타강사 중의 한 명인 이범 씨도 심 후보 선거 유세에 연설원으로 등록, 본격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 씨는 “심상정 후보가 당선되면 고양 덕양 지역의 고등학교에 ‘방과후학교’ 강사로 참여하여 학생들을 직접 책임지고 가르칠 것을 약속한다”면서 “덕양 지역 중고등학교가 ‘핀란드형 자율학교’로 전환되면, 그 학교에서 직접 교사로 일하고 싶다”며 심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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