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제목 : 스타 인맥 총동원하며  '행진 또 행진'
두손 꼭 잡는 스킨십은 기본, 흥겨운 문화공연까지, 유권자 재밌기는 한데...·

제18대 총선후보 등록이 시작된 25일 이후 각 후보들의 유세가 본격 가동됐다.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던 후보들은 물론 뒤늦게 등록한 후보들은 조금이라도 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 고양을 누비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선거운동으로 숨가쁘게 움직였던 후보들의 행보와 지난 일주일 동안의 고양 풍경을 정리해 보았다.
/ 취재 김선주 기자·박기범 기자 | 사진 황영철 기자·한진수 팀장

이번 선거운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 및 유명인사의 지원유세 및 지원이라 할 수 있다. 다소 딱딱하고 식상하게 느낄 수 있는 ‘정치’의 이미지를 친근한 연예인의 등장으로 ‘축제’처럼 만들자는 취지다. 또한 여느 때처럼 현수막, 악수, 명함, 차량이 동원돼 유권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저 덤덤히 쥐어지는 명함을 받아들고, 스피커에서 들여오는 유세를 흘려듣는 모습이어서 정치에 대한 불신의 현 주소를 체감할 수 있었다.

▲연예인들 지지후보 운동원으로 한몫

심상정 의원(덕양갑. 진보신당)을 적극 지지하며 고양을 두 차례 찾은 영화배우 문소리 씨는 궂은 날씨에도 각 현장을 돌며 인파를 몰고 다녔다. 주민들은 문소리 씨를 보며 “화면보다 더 예쁘다”“반갑다”등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또 강남에서 유명한 인기강사 이범 씨도 심 후보의 교육정책을 지지하며 지원유세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에 뒤질세라 같은 덕양갑 후보인 손범규 후보도 탈랜트 선우재덕 씨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유세에서 연예인의 참여가 가장 두드러진 후보는 다름 아닌 백성운 후보(일산동구. 한나라당)라 할 수 있다. 백 후보는 심형래 감독을 비롯 가수 현숙과 배일호 씨, 임병찬 아나운서 등이 참여해 저녁이면 공연을 벌이곤 했다. 주민들은 친숙한 가수들의 노래에 즐거운 표정이었다고. 한편 같은 일산동구 통합민주당 후보인 한명숙 의원은 김한길 의원과 그의 부인이자 탈랜트인 최명길 씨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는 선거를 유권자들을 위한 축제로 만든다는 측면과 유세의 형식이 좀 더 다양해진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책임 있는 공약과 합리적인 정책대결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 기회를 흐린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총선은 분명 연예인을 뽑는 것이 아닌, 이 지역과 대한민국을 위해 4년 간 일해줄 능력 있는 ‘일꾼’을 뽑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물론’주장하는 군소정당 후보


지난달 31일 김형오 후보(일산서구 자유선진당)는 후곡 공원과 복음병원 인근을 돌며 지지 유세를 전개했다. 김 후보는 특히 복음병원 인근에서는 각 상가들을 직접 돌아다니며 상인들과 하나하나 악수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김 후보는 “이회창 총재의 간곡한 권유로 출마했다. 정당이 변해야 한다. 학연, 지연이 아닌 비전과 능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자신이 서구를 위한 일꾼이라고 강조. 김 후보는 또 “제가 출마한 이유는 시민단체 대표로 활동하면서 시민들을 만나다보니 불편 부당한 법이 많았다. 그 대다수의 법을 고치기 위한 충정에서 출마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달 28일, 일산동구청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분주하게 선거운동을 전
개하고 있던 소병규 후보(일산동구. 무소속)는 “나의 출마는 다윗과 골리앗 싸움과 같다”고 잘라 말했다. 그만큼 거대 정당과의 싸움이 어렵고, 언론의 보도도 중앙당 중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유권자를 만나면 아예 관심이 없는 유권자, 적극적으로 억울한 것을 고쳐달라고 호소하는 유권자, 그리고 무심하게 받는 사람 등 크게 세 가지 반응이 읽힌다”며 “분명한 것은 2월까지는 당을 선택하는 분위기였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인물 중심으로 그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존 당 개념 깨는 새 정당 출현

이전까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당의 출현과 그 당의 후보자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노골적으로 유세전략에 활용하고 있는 친박연대는 “당선되면 다시 한나라당으로 복귀한다”며 특이한 당 색깔을 드러내고 있고, 통일교가 근간인 평화통일가정당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달 28일 이마트 앞에서 거리유세를 전개하던 김형진 후보(일산동구. 친박연대)는 “한나라당에 대한 원망은 없다”며 “단지 대통령 근처의 일부 사람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없었던 동구 주민들이 지역발전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철새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일산동구는 박근혜 대표의 아성이기 때문에 현재 분위기가 좋다”며 이번 총선에서의 선전을 자신했다.

또 평화통일가정당의 유형목 후보(일산동구)는 “이번 출마는 권력을 쥔다는 목적보다 부도덕하고 부정부패 한 현 정치권에 대한, 사회기강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이혼율, 청소년퇴폐율, 성문화 확산 등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평화통일가정당에서는 우려하고 있고, 이러한 문제들이 제도권에 진입하지 않으면 국가정책으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는 것. 그래서 통일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평화통일가정당은 앞으로도 계속 총선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평화통일가정당 후보인 김승석 후보(일산서구)는 매일 오전과 오후 1차례씩 직접 지역주민들과 만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달 31일 주엽역 일대에서 유세를 하던 김승석 후보는 유세 연설을 통해 “평화 통일 가정당은 가정을 바로 세우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열어가겠다. 국회의원이 되면 급료의 절반을 사회복지를 위해 쓰겠다”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후보의 지지유세를 하던 한 선거 운동원은 “유세를 하면서 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불만을 많이 내보이신다. 새로운 정치를 우리에게 요구하며 때로는 혼을 내기도 한다”며 유권자가 제일 무섭다고 전했다.

▲ 며느리도 모르는 유세, 보안은 생명
공식 선거운동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후보자들의 유세에서 체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때론 후보자들의 유세 일정이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이라는 점.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언론사나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유세 일정을 공개하고 있으나 일부 후보자들은 유세 일정과 장소에 대한 사전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 각 후보진영마다 타당한 이유가 있겠으나 한 선거 운동원의 말이 지금의 선거판 분위기를 그대로 전한다.
“상대 후보쪽에서 시민인척 전화를 걸어와 유세일정을 묻는 경우가 있어서 조심스러워요.”
아무리 정책선거가 중시되는 세상이지만 선거가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전쟁’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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