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초보자를 위한 술예절

연말연시. 자연스레 술자리가 많아지는 요즘 친구, 직장 동료는 물론 집안 어른들과의 술자리에서 ‘실수’를 하고는 다음날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많이 마셔서라면 애교로 넘어가겠지만 ‘술버릇’이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면 자신의 음주습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할 듯. 특히 수능을 끝내고 졸업을 앞둔 성년(成年) 준비생들에게는 처음 갖는 술자리, 처음 입에 대보는 낯선 알콜에 기분나는대로 취하지 말고 우선 술자리 예절과 올바른 음주문화에 대해 가까운 어른들에게 술한잔과 함께 조언을 구해보아도 좋을 듯하다.

술을 마실 때의 예의를 가리켜 ‘주도’ 혹은 주례(周禮)라고 한다. 주도는 어른들과의 술자리는 물론 가까운 친구 사이에도 어느정도 지켜야 할 에티켓이다.

우선 어른을 모시고 술을 마시는 예법에 대해 알아본다. 너무 경직될 필요는 없지만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예의를 차리더라도 상대는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
예전부터 어른들과의 술자리에서는 제자리에 앉은 채로 어른에게 술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어른이 이를 만류하면 비로소 제자리에 돌아와서 마시면 된다.

어른이 술잔을 든 후 다 마시지 않았으면 잔을 내려놓지 않아야 한다. 어른이 마시고 난 뒤에 마시는 것이 아랫사람의 예의이다. 먼저 어른에게 술잔을 올리고 어른이 술잔을 주시면 반드시 두 손으로 받는다. 또 어른이 마신 뒤에야 비로소 잔을 비우며, 마실 때는 돌아앉거나, 상체를 뒤로 돌려 마신다.
아무리 술을 먹지 못하더라도 어른이 굳이 권할 때는 잔에 입술만 살짝 적시는 것도 좋다.

어른에게 술을 따를 때 왼손으로 오른팔 아래를 대고 술을 따르는 것은 예전에 도포의 도련에 음식물이 닿지 않도록 왼손으로 옷을 쥐고 따르는 풍속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비록 지금은 소매가 넓지 않지만 존경의 뜻으로 어른들께는 꼭 왼손을 오른손에 살짝 받치고 따르도록 하자.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무슨 예절이냐 싶겠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간의 예절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하는 술자리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옆 사람과의 대화에만 열중해 전체 술자리를 깨는 경우다. 그것은 좋은 매너가 될 수 없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친다.

서로간에 의견대립이 민감한 화제는 가능한 피하고 서로 공감대 형성이 쉬운 화제를 나누자. 전체적인 화제를 이야기하는 도중에 자신만이 잘 아는 화제로 술자리를 이끌어 가면 듣는 사람들이 피곤해 한다.
사정상 부득이 먼저 좌석을 떠날 때는 너무 요란을 떨지 말아야 한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간다고 하면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벗어나기가 힘들어진다. 술자리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술만 마시며 지나치게 점잖을 빼는 것은 곤란하고 적당히 취한 척 분위기에 어울린다.
한가지 더, 다음날 술자리를 같이 했던 친구들을 만나더라도 전날 술좌석의 해프닝은 가급적 화제로 삼지 말자.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