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00명 중 99명이 본다
한솔이는 집에서 엄마가 가르쳐준 놀라운 역사(?)에 대해 학교에서 떠벌였다. 글쎄 드라마 ‘허준’에 나오는 예진 아씨가 실제 인물이 아니라는데…. 그러나 친구들 반응은? 한솔이는 학교에서 ‘역사도 모르는 놈’으로 왕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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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여인천하’를 보는 65명 중 윤형원이 실제 오빠라고 알고 있는 아이가 34명이나 되었다. 반 이상이 잘못된 역사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태조왕건’은 후삼국과 고려의 역사를 담았다. 초등학생들은 왕건이 어릴 적부터 궁예와 알고 지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다. ‘태조 왕건’을 보는 63명 중 46명이 ‘그렇다’고 대답.
드라마가 실제 역사와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66명으로 82.5%나 된다. 그러나 드라마 속의 역사 진위를 판단하는 능력은 아직 떨어진다. 사실 초등학교 때는 겨우 역사의 맛을 보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서야 자신이 살고 있는 향토사를 배우고 있다. 고학년이 돼서 조금씩 접하는 역사도 인물, 사건 위주로 띄엄띄엄한 역사다. 이들에게 역사의 진위를 가름하라는 건 지나친 요구.
역사극이 만든 유행어 단연 1위는 “뭬야?” 71명의 학생들이 “뭬야?”를 알고 있다고 썼다. 다음 순위는 궁예가 썼다는 ‘관심법(觀心法)’.“저년의 주리를 틀어라”같은 험한 말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쓰는 말 중 하나. 교실에서 장난 삼아 ‘옛 말글’로 노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재미다. 혹 사극열풍이 더해간다면 아이들 말투까지 변하게 하지는 않을까?
텔레비전 역사극 여인천하, 명성황후, 태조 왕건을 모두 본다고 답한 아이들이 30명, 2개 드라마를 본다는 아이는 25명, 1개만 본다는 아이는 24명이었다. 80명 중 79명이 한 개 이상의 역사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5학년 중 99%가 밤 11시까지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결론. 6일 밤 내내 텔레비전을 벗하는 아이들도 37.5%가 된다. ‘역사공부’를 한다는 그럴싸한 핑계도 있다. 이 아이들은 제대로 된 역사서를 접하기 전에는 잘못된 역사를 ‘불변의 진리’로 붙잡고 있을 판이다.
“드라마는 그저 재미있는 드라마로 보게 놔 두라”는 의견도 있다. 역사 소설가 박영규씨는“텔레비전 역사 드라마가 역사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며 “결국 자라서 제대로 된 역사를 알게된다”고 걱정을 털어준다.
카페마다 ‘학술/토론’, ‘학술자료/역사이야기’같이 이름은 다르지만 드라마가 잘못 짚고있는 점들을 지적하는 메뉴들이 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태조 왕건의 작품 관련 연표’, 박유가 왕유가 된 까닭 들을 찾아낼 수 있다. 더불어 운영자들이 올린 글로 역사공부도 할 수 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라면 들어가 볼만하다. 역사글체를 그대로 올려 너무 어렵다는 게 흠.
“엄마들이 아이들 밥을 굶기고 있다.”
“아이들이 밥을 안 먹고 있다.”
태조 왕건에 나온 책사 최응. 최응은 채식주의자였다고. 죽과 나물만 먹었단다. 신비스러운 이 장면이“밥을 안 먹어서 똑똑해졌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아이들 아침밥을 굶겼다. 똑똑한 책사를 만들겠다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채식주의자 최응은 서른 세 해 짧은 인생을 살았다.
<설문내용>
1. 텔레비전에서 역사극을 보고있나요?
㉮ 보고 있다
㉯ 보지 않는다
2. 보고 있는 역사극에 모두 ∨로 표시해 주세요.
□ 여인천하
□ 명성왕후
□ 태조왕건
3. 사극 때문에 생긴 유행어를 아는 만큼 써보세요.
4. 드라마가 실제 역사와 다른 점도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 안다
㉯ 모른다
㉰ 생각해본 적 없다
5-1.〔여인천하를 보는 사람만〕‘여인천하’에서 문정왕후의 오빠로 나오는 윤형원이 실제 오빠라고 알고 있나요?
㉮ 그렇다
㉯ 아니다
5-2.〔명성황후를 보는 사람만〕‘명성황후’에서 대원군의 형이 우스개꾼으로 나오는 데 사실이라고 생각하나요?
㉮ 그렇다
㉯ 아니다
5-2.〔태조 왕건을 보는 사람만〕‘태조 왕건’에서 왕건이 어릴 적부터 궁예와 알고있었다고 나오는 데 사실이라고 생각하나요?
㉮ 그렇다
㉯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