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동물원’ 20주년 콘서트 어울림극장서 열려

어울림누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2008년 대중음악 콘서트 시리즈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누구나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의 주인공 그룹 동물원의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룹 동물원은 1988년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같이 술을 마시고 취미로 노래를 하던 친구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들은 서울 신촌의 허름한 학사주점 ‘무진기행’에 삼삼오오 모여 기타를 치며 자신들이 취미로 만든 곡들을 서로 부르며 품평회를 하면서 소박하게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맴버는 김광석(기타/보컬) 김창기(기타/보컬) 유준열(기타/보컬) 박기영(건반/보컬) 이성우 박경찬 최형규 7인이었다. 창단멤버였던 이들은 고교동창, 같은 학번, 동네친구, 동아리친구 등의 관계로 서로 친숙하게 연결돼 있었다.

한때 ‘김창완의 비밀병기’로까지 불릴 정도로 이들의 데뷔에 선배가수 김창완의 역할은 컸다. 김창완은 이들이 녹음해 복사한 노래테이프를 전해 듣고 그 음악이 이화여대 학생들만 공략해서 판매해도 1000장은 팔리겠다고 하며 우스갯소리로 이들의 그룹명을 ‘이대생을 위한 발라드’라고 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더벅머리에 아마추어 티를 푹푹 내던 이들이 발표한 1집은 지금 들어도 놀라운 ‘거리에서’ ‘변해가네’ ‘말하지 못한 내 사랑’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100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밀리언셀러가 됐다.

지금 돌이켜보면 1980년대에 그룹 동물원과 같은 감성을 대학생들이 노래한다는 것은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 운동이 주류 청년문화였던 당시에서는 결코 용인될 수 없었고 그들은 비주류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과 정서를 같이하던 젊은이들은 그들의 음악을 찾았다. 동물원의 수줍은 듯한 음악은 이후에도 계속 인기를 얻었다. 2집에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혜화동’ 그리고 3집에서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룹 동물원의 출발이 ‘어떻게 하면 취미음악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이었듯이 멤버 개개인은 음악인 외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유준열 같은 경우에는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려 광학기기 전문 수입업체 이사직을 하면서 음악과 사회인으로서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기영은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외식업체에서 일했고 현재는 한국대중음악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아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음악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배영길의 경우는 작곡을 비롯한 음악계 관련 일과 병행으로 동물원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은 탈퇴하였지만 솔로로 활동하기도하는 김창기는 의대를 졸업하고 소아정신과 전문의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들도 이제는 40대 초반에 접어들어 모두 가정을 이루고 자녀양육과 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평범한 중년이기도 하다. 그래서 당연히 관심이 가족중심으로 흐르고 있는데 그들의 팬들도 마찬가지로 동물원 공연장을 찾을 때는 가족과 같이 가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동물원은 이런 특성을 배려해 야외소풍 콘서트나 가족 콘서트 등의 새로운 브랜드를 컨셉을 개발하며 대중음악 콘서트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동물원 20주년 콘서트의 타이틀은 ‘동물원 스토리 - 널 사랑하겠어’이다. ‘널 사랑하겠어’가 많은 사랑을 받은 히트곡이라는 이유보다도 그룹 동물원 스무 살 생일의 주역인 팬들을 보다 사랑하면서 동물원의 이야기를 히트곡으로 들려드린다는 취지가 강하다는 게 그룹 동물원의 설명이다.
그들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동물원 콘서트는 이제는 세대를 넘어가며 386세대 부모와 자녀가 같이 관람하는 대표적인 가족공연이 되고 있기에 이번 어울림극장에서의 공연은 가정의 달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콘서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물원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모두 소개되는 이번 공연에서 386세대 팬들은 그들의 소중한 20년 추억을 하나하나 다시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장 소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 5월 30일 오후 8시 | 주최 (재)고양문화재단 | 으뜸자리 4만원 좋은자리 3만원 | 문의 1577-7766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