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발매 전 팬들과 먼저 만난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전곡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리톤 박흥우 씨가 1월 12일 오후 8시 고전음악감상실 돌체(902-4953)에서 ‘겨울나그네’로 독창회를 갖는다. 박흥우가 부르는 슈베르트의 가곡을 들으며 겨울 여행을 떠나 보자.

현실과 환각 사이를 방황하는 외로운 사나이의 마음이 그려진 뮐러의 시 ‘겨울나그네’는 비애를 처리할 방법이나 장소를 이 세상에서는 찾지 못하고 영원히 고통을 등에 업고 가야 한다는 사나이의 운명이 처절하게 담겨져 있다.

사나이의 마음이 가는 대로 쓰여져서 줄거리도 명확치 않은 쓸쓸한 이 시들에, 슈베르트가 붙인 음악은 한술 더 떠서 음울하기까지 하다.

슈베르트가 병마에 시달리면서 끼니도 못 챙길 정도로 가난한 상황에서 쓴 곡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사회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가에 대한 슈베르트의 성찰이기도 하다. 동시에 그 자신 또한 이 노래들의 주인공이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24곡 중 가장 유명한 다섯 번째 곡 ‘보리수’는 민요풍의 가락의 아름다움이 청중의 혼을 빼앗는다. 반주 또한 보리수나무 잎새들의 움직임까지 느끼게 하고, 격렬하게 바람이 부는 장면도 압권이다.

‘겨울나그네’는 노래의 선율이 유연하고 자유롭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주도 묘사적인 수법보다는 심리적인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 이 가곡집은 작곡된 지 1년 후 슈베르트가 죽은 후에야 세상에 공개됐다.

박흥우씨는 독일 가곡과 오라토리오를 즐거 부르고 있다. 독일 가곡을 공부한 그에게 슈베르트의 가곡은 노래할 힘이 되기도 한다고. 현재 지구레코드사에서 ‘겨울나그네’ 음반 발매를 위한 녹음 작업 중에 있으며, 올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 공연메모

반주는 피아니스트 김동준씨가 맡았으며, 신동헌 화백이 해설과 함께 진행한다.

‘겨울나그네’의 전곡 △안녕히 △풍신기 △얼어붙은 눈물 △동결 △보리수 △넘쳐 흐르는 눈물 △냇가에서 △회상 △도깨비 불 △휴식 △봄의 꿈 △고독 △우편마차 △백발 △까마귀 △마지막 희망 △마을에서△폭풍의 아침 △환상 △이정표 △여인숙 △용기 △환상의 태양 △거리의 악사가 연주된다.

박흥우씨는 중앙대 음대와 비엔나 국립음대 리트 오라트리오과 최우수 졸업했다. 동아콩쿠르 1위 입상, 성결대학교 강의교수, 서울대, 서울장신대, 선화예고에 출강하고 있다. 독창회 32회와 400여회 이상의 연주회를 갖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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