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패권주의는 테러를 빌미로 최빈국 아프카니스탄을 쑥대밭을 만들고도 성에 안차 '전쟁의 해'를 선포하고 새로운 화약고를 찾고 있다. 군사주의와 우경화은 그나마 이룩한 남북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고 민족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수구세력의 저항에 개혁은 한물 간 채 '벤쳐 게이트'로 부정부패의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정치권은 서민의 뿌리뽑힌 삶은 안중에도 없이 다가올 선거를 의식한 힘 겨루기와 새 주인 찾기로 이합 집산에 분주하다.

고양시에서는, 우리의 대표 시의원은 못된 중앙정치를 빰치는 놀라운 전술로 생태의 보고 개명산 골프장 건설을 결의하고 개발이익 집단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이제 다음 선거에 시민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 어제나 그랬듯이 현찰을 준비하고 발이 닳도록 뛰면 되겠지. 우리의 공을 기득권자는 알아줄 것이고, 시민들은 과거를 쉽게 잃어버리거든.

시민의 삶은 어떤가. 거시지표가 살아난다 하지만 일부 부유층의 이야기일 뿐 서민의 체감경기는 엄동의 날씨만큼 시리다. 청년 실업자들은 일자리를 찾아 별 가망 없이 거리를 헤매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녹지는 메어지고 숲은 깍이며 환경권이 침해되고 있다. 반면 결국 국민의 부담이 될 천문학적 공적자금을 지원 받은 자본가는 해외여행에다 도박에다 호사롭기 그지없다.

그러면 우리는 희망은 없는가. 어느 시의원의 말이 생각난다. 지난해 정기회의를 마감한 후 매년 고양시 정치현실이 암담했지만 이번에는 희망이 있다고. 다름 아닌 곧 다가올 선거에서 의원들을 갈아치울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다. 올해는 국민의 주권을 행사할 선거가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선거는 주권을 제도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희망이다. 기존의 정치 틀을 어떻게든 깰 수 있는 장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역구도와 일인 보스가 지배하는 중앙정치에서 볼 수 없는 생활정치를 실행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지자체를 일부나마 경험하고 있다. 우리의 선량을 잘만 고르면 정치 냉소주의를 불러온 지극 지극한 중앙 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을 지역에서 만들 수 있다.

작년 고양시는 온통 개발이익 집단에 굴복한 한 해였다. 도시계획의 근간을 흔드는 녹지지역의 주거지역 전환, 백석동 고층아파트 건설, 개명산의 골프장 개발, 고봉산, 풍동숲 아파트 건설, 업무시설부지에 무더기 오피스텔 건축 등 그 예는 부지기수다. 무엇보다도 시민운동의 메카로까지 부상했던 러브호텔 싸움의 성과마저 재판부의 결정으로 물거품이 되는 현실은 우리를 너무 우울하게 한다. 이익집단을 이것 봐라 하면서 거칠 것 없이 이익을 위해 고양시를 들쑤셔댈 것이고, 선거공간을 틈타 자본은 더욱 활개를 칠 것이다.

우리는 눈을 부릅떠야 한다. 누가 자신의 공명보다 공익을 위할 것인가, 고양시 의제에 분명한 입장과 비젼을 가지고 있는 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윗선에 기웃거리는 자, 지역은 아랑곳 않고 경력만 내세우는 자, 자본과 흥정하는 자, 토박이론과 지연, 학연에 호소하는 자는 거부해야 한다. 우리는 진정 고양시를 사랑하고 머슴처럼으로 일할 개혁적 일꾼을 뽑아야 한다. 시민과 더불어 말처럼 힘차게 달릴 일꾼을, 결국 이러한 선택은 우리의 몫이고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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