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조각순례
‘말과 새(사랑)’는 아이들이 금방 친해질 모습을 하고 있다. 동화 속마음 착한 말인 냥, 즐겨 타던 놀이기구인 냥 그렇게 서있다.
절호의 기회다. 자녀가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때 예술을 설명하자. 자녀보다 먼저 작품을 꼼꼼히 살펴본 다음 설명해 주는 거다. “봐라! 다리도 네모고 머리도 네모지. 몸통도 네모네~. 어 귀와 꼬리는 세모군. 얘야! 등을 보렴. 새 한 마리도 앉아 있어. 새도 역시 네모구나. 재밌지.”
어린이들이 말 등에 타고 싶어한다면 작가의 의도는 성공한 셈이다. 자신의 작품이 관람객들이 최대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동화적 상상력도 그렇고, 익숙한 색상인 빨강과 파랑을 쓴 것도 그렇다.
널찍한 말 등잔에 걸터앉은 새가 말을 사랑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작가는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의심은 필요 없을 듯. 귀찮다고 생각했다면 새가 앉지 못하도록 마구 달렸을 테니 말이다.
최승호의 ‘사랑’을 보고 있으면 ‘말과 새가 사랑할 수 있다’는 동심으로 빠져들 수 있다. 임오년 말띠 해, 말이 새를 받아들이는 지근한 사랑처럼 세상 사랑하는 맘 품어보는 것은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