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유독 내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가 있었다. 다름 아닌 바로 ‘꿈’이었다. 우연은 아니다. 지난주 토요일 열렸던 도서나눔바자회에서 본사가 주관한 ‘꿈 페스티발’ 때문이다.
‘꿈 페스티발’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미래의 꿈에 대해 여러 가지로 물었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꿈에 대해 차트를 그려보게도 했고, 간단한 소망을 써서 메모지에 적어 붙이게 했으며, 또 몇 가지 직업을 나열하고 그 중에 원하는 직업이 있는지 스티커를 붙이게 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 날 행사장에서 나는 아이들에게서 “전 꿈이 없는데요”라는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들었다. 또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 작은 종이 앞에서 막막해하는 아이들을 숱하게 보았다.

나 역시 되돌아보면 뾰족한 꿈이 없었다. 누가 “네 꿈이 뭐니?”라고 물으면 그저 우리 어머니 직업이고 또 내가 매일 보아오던 ‘교사’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여러 사람 앞에 서서 발표하는 것을 끔찍하게도 못했던 나의 적성을 고려한 대답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우린 아이들에게 으레 묻는다. “네 꿈이 뭐니?”라고.
그런데 과연 우리는 아이들이 꿈 꿀 수 있는 권리를, 그런 환경을 얼마나 만들어주고 있을까. 사교육이 아니라면 피리나 탬버린과 같은 기초적인 악기 이외에는 다뤄 볼 기회도 없다. 수영이나 농구 등 다양한 운동을 접해볼 기회도 학교 내 프로그램에서는 찾기 어렵고, 미술시간에 하는 수업도 늘 시간에 쫓겨 풍성하지 않다.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은 것은 교실 밖 수업이 거의 진행되지 않는다는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체험학습이란 소풍 이외에 거의 없다. 미술관을 가거나 공연장을 찾거나 운동경기장에 가는 경우가 좀처럼 없다. 문화재나 역사에 대한 공부도, 과학실험도 교과서를 통한 간접경험으로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없다.
그렇게 대부분의 학교 수업을 한정된 교실에서 선생님과 교과서를 통해 배워야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적성을 찾는 일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거나 ‘알아서’ 찾아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네 꿈이 뭐니?”라는 물음 앞에서 주저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하면 신명이 나는지, 자신이 무엇을 할 때 친구들보다 돋보이는지 제대로 파악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공교육인 단순히 입시위주의 ‘진학교육’이 아닌 ‘진로교육’ 혹은 ‘적성 찾기’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그래서 너무 명확하다. 우리 아이들이 활기찬 목소리로 자신이 잘 하는 것 하나 이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그 과정이 학교에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래본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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