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밤가시 초가’.
이 곳은 옛 조상들이 살던 집이라서 마음에 더 찡한 느낌으로 와 닿는 곳이다. 밤가시 초가집은 1991년 10월 19일 경기도 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됐으며, 경기지방의 전통적인 농가이다. 마을에 밤나무가 울창하였고, 밤나무를 목재로 사용하여 집을 지었기에 밤가시 초가로 불리게 되었다는 유래가 있다. 평면 구성의 형식이나 기둥 등 주요 부재의 부식 정도로 미루어, 그 건립연대가 대략 150년 전의 건축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집은 서북쪽이 언덕에 기대어 동남쪽으로 향해 앉았으며 그 형태는 ㄱ자의 안채를 중심으로 현존하지 않는 행랑채가 맞은편에 대칭으로 구성되어 전체적으로 ㅁ자 형을 이루었을 것으로 보인다. 초가지붕에서 부재를 절약하면서 지붕틀을 구성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며 기둥에 도끼나 자귀로 거칠게 다듬은 흔적이 나타나고, 서까래도 불규칙한 배열을 보여 서민 가옥의 소박함을 나타낸다.
특별한 담장이 시설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100여 년 이상의 풍상을 겪으면서도 기둥, 도리(기둥과 기둥 위에 가로 얹은 나무), 쪽마루 등이 아직껏 생생하여 조선후기 경기도 지방의 일반적인 성격을 띤 농촌 가옥의 형태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처음 신도시가 개발될 때 부수어서 고급주택을 짓는다는 것을 고양신문이 앞장서 “결코 없애서는 안 된다”고 애썼기에 지금까지 보존되는 곳이기도 하다. 몇 해 전 장맛비에 일부가 파손되었지만, 다시 보수공사를 하여 지금은 본래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서 마음이 흐뭇하다.
이제는 어린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이곳에 야생화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야생화 좋아하는 최정인(본지 866호) 사각하늘 카페지기도 “이곳에 야생화를 가꾸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정겹고 아름다울 것 같다. 거기다 ‘항아리 주변엔 붉은 색의 꽃을 심어서 할머니들이 장항아리를 잡귀로부터 보호하였다’는 것을 문화해설사의 해설까지 곁들여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당과 울타리에도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를 심는다면 시민들의 발길이 더 많이 이어질 것이다.

첫눈에 화려한 서양 꽃보다도, 소박한 우리 꽃 야생화 한 떨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일상의 피로를 씻어준다. 야생화 꽃 보러 멀리 갈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꽃을 보며,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보고 배우는 것이 우리 후손들의 마땅한 임무라고 본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