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철 /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장

교외선이 폐쇄된 지 만 4년이 지났다.
서울 교외선은 1959년 국제협조처(ICA)의 원조 61만1000달러와 내자 7580만원을 투입하여 착공하고, 1961년 경기도 고양시 능곡에서 가릉 간이 우선 개통됐으며, 가릉에서 의정부까지의 구간은 미군군사시설로 연결이 지연되다가 1963년 전구간 개통되어 주로 경기북부지역의 여객운송 담당하여 왔던 열차다. 1974년 수도권전철 운행이 시작되면서 이용객의 감소돼 오다가 2004년 4월 1일부터 운행이 완전히 중단됐다.

예전의 교외선은 40여 년 간 서울 서부역에서 의정부역까지 서울의 북부 외곽지역을 순환하며 서민의 애환과 젊은이의 낭만을 실어 나르던 추억의 열차로서 서울에 살았던 시민이라면 누구나 교외선을 타고 경기북부의 넓은 들판을 건너 일영, 송추, 장흥 등 시원한 계곡과 울창한 숲 속을 누리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아울러 경기북부도 교외선 철로를 따라 마을이 형성되고 상가가 번성해 경제적 풍요를 가져왔다.
그러나 작금의 교외선 주변지역은 경제적 풍요와 젊은 추억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초라한 몰골을 가진 촌로의 형상만 남아 있을 뿐이다. 폐철로와 폐역사로 인해 교외선 주변지역은 동네가 두 동강이 나고 경관이 심히 훼손되어 있으며, 방치된 채 내버려진 철도부지 때문에 주민을 위한 기반시설 설치에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상권위축 등 주민의 재산권 침해는 말로 못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이러한 교외선 주변지역의 환경 재산피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수년을 방치함으로써 교외선이 지나는 경기도 북부지역 주민의 대중교통 여건은 점점 더 피폐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경기북부는 고양시, 파주시, 양주시, 의정부시 등에서 신도시, 뉴타운 등 대단위 지역개발이 진행 또는 예정되고 있어 인구증가가 가속화될 전망이고, 접경지역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등 규제완화로 인한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교외선 운행이 중단됨으로써 두 가지 측면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경기북부 동서 축은 변변한 대중교통시설이 없어 이동에 큰 지장을 겪고 있다. 버스는 노선이 없고 철도를 이용하려 해도 광역도시철도가 서울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연결되어 있어 경기북부지역의 동서도시간 이동을 위해서는 일단 서울 중심부로 들어갔다가 환승하여 돌아가야 한다. 서울을 경유할 경우는 교외선으로 직접 이동하는 것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되며, 이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둘째, 교외선 철로가 경유하는 경기북부지역은 국가 철도정책의 최대 피해지역으로서 방치된 철로는 지역개발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은 환경과 재산권에 심각한 침해를 받고 있다. 녹슨 철도시설로 인해 환경이 열악해 지고 폐역사는 흉물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방치된 철로옆 토지는 경관에 큰 지장 초래한다. 또한, 폐철로가 지역의 중심을 가로막고 있어 상권이 위축되고, 지역주민 재산권 감소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북한과의 군사대치로 소외되었던 경기북부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250만 경기북부(고양시, 파주시, 양주시, 의정부시 등) 지역주민들의 교통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속히 교외선을 복선전철로 건설해야 한다.

교외선 운행 재개는 경기북부 대단위 지역개발에 따른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양시 원당 능곡 일산뉴타운, 파주 운정신도시 등의 경의선축과 양주 옥정신도시, 의정부 지역 뉴타운 등 경원선 축을 따라 개발되는 대단위 지역개발의 대중교통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교외선이 서북부 지역의  경의선 과 동북부지역의  경원선 을 동서 최단거리로 연결함으로써 수도권 북부 철도망 운행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것이다. 또한, 향후 소사-대곡선과도 연결하여 경기동북부와 경기서남부를 잇는 철도망 구축도 가능해 진다.

또한 교외선 운행 시 수도권 북부지역 관광개발이 활성화된다. 일영, 송추, 장흥 등 대학생 등 젊은이들의 MT와 데이트 장소로 많이 찾던 경기북부 관광명소가 교외선 폐쇄 이후 활력을 잃었다. 교외선을 복선전철로 조기 건설하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젊은 층의 북부지역 관광을 유인하여 예전의 활력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북부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자원을 개발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이것이 경기북부 동서간 대중교통의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교외선 운행이 하루 빨리 재개되도록 경기도와 고양시 등 경기북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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