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 사람의 손짓 하나, 말투 하나까지 신경을 쓰며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지난 주 고봉산 습지 관통 도로와 관련된 설명회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고봉산 인근에 건설되는 아파트에 입주할 입주 예정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입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모임을 만들고 각 종 정보를 교류하면서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이들 사이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역시 이 고봉산 관통 도로다. 생태 공원이 생긴다고 해서 매력인 이 아파트 뒤편에 습지를 관통하는 도로가 놓인다면 생태라는 말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시로 모여 의견을 나누면서 습지 관통 도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왔다. 습지 관통 도로가 교통량 분산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공 측의 주장에 대해 10여 년 이상을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주공 주장의 허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입주 예정자들은 “이 도로가 생태를 파괴하고 환경을 훼손시키면서까지 필요한 도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차 없는 도로 등 친환경적인 도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중에는 몇 년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해온 사람들도 있고, 입주가 예정되면서 처음으로 고봉산 문제에 대해 알게된 사람들도 많다. 이들에게 고봉산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며 외면할 수 없는 일이다. 입주 예정 전에는 반대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관심과 이해가 없는 사랑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관심과 이해 없는 참여는 있을 수 없다.

관심이 생기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참여는 결코 늦지 않다. 고봉산을 지키기 위해 수년간 활동해온 시민단체들이 있고, 이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할 시민들이 있으니 고봉산을 지키기 위한 활동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봉산 인근이 개발되기 전에는 일산에서도 고봉산의 봉우리가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관심과 이해로 시작되는 참여가 고봉산과 함께 한다면 고봉산은 여전히 시민들의 가슴속에서 언제까지나 우뚝 솟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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