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숙 / 일산동 주민

본 일산은 오랜 세월동안 고양시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많은 추억을 가진 도시다. 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일산 5일장은 1900년대 초 경의선 개통과 함께 시작돼 100년이 넘도록 지속됐고 그 세월을 함께 한 경의선 일산역사는 이 지역의 소통의 중심지로서 많은 애환을 지니고 있다. 마침내 일산역사는 2006년 문화재청으로부터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94호로 지정돼 보전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요즘, 보전해야 할 문화재만 덩그마니 남겨두고 그 주변은 아파트를 짓기 위한 공사로 복잡하고 시끄럽다.
일산역사 주변의 655번지의 일대는 30여 년이 넘게 ‘자연녹지 광장’으로 계획돼 오다가 2007년 갑자기 3종 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655번지 일대와 맞닿아 있는 이안아파트 주민들은 655번지 일원이 자연녹지 예정지라서 분양을 받았다. 이곳은 입주 때는 물론이고 2007년 8월까지도 655번지 일원의 등기부상의 토지87용도가 분명 자연녹지 광장으로 되어 있었다.

또, 655번지 주변 지역 개발의 중요한 변수인 2-233 소로는 폐지냐 존속에 따라 개발이 좌우되는데 처음 지역의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개발을 시도하려고 주민 제안서를 제출했을 때(2006년 2월)는 2-233소로가 도시계획도로라서 폐도가 안된다고 했다가 (주)에임피엔디가 사업을 하기 위해 655번지 일대를 사들이기 시작한 후 두 달만(2006년 4월)에 2-233소로를 폐도시킴으로써 결정을 번복했다. 고양시에 따르면 폐도가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태영주민들의 민원 때문이고, 폐도로 번복된 것도 태영주민들의 민원 때문이라니 그러면 지역 주민들이 다시 폐도를 반대한다는 민원을 제기하면 다시 뒤집을 수 있다는 말인가? 계획과 용도의 변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단, 더 좋은 안(案)으로의 변경만이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납득시킬 수가 있다.

본 일산의 655번지 일원에 대한 고양시의 지구단위계획안 결정은 본 일산 주민들에게 너무 큰 상처를 주었다. 본 일산지역은 자연 녹지 공간이 전혀 없다. 일산역 주변을 보면 맞닿은 신도시와는 매우 다른 환경이다. 지금 본 일산 전체 주민들이 분개하는 것은 고양시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녹지 광장 예정지까지 아파트로 허가한 일이다. 한번 아파트가 지어지면 수십 년 동안 변경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본일산에는 녹지광장이 전무해진다.

본일산 주민들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근 일 년이 넘도록 일산역 자연 녹지 광장을 되돌리기 위한 지리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작업을 위해 서명운동과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뜻을 같이하는 주민들과 연대하여 거리 시위 집회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문화재로 지정된 일산역사를 소중하게 지켜 본일산이 문화의 향기가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또,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감사원, 경기도청 등 도움이 될 만한 인사와 관청을 찾아다니며 호소하기도 하고 항의하기도 하며 녹지공간 만들기 운동을계속 펼치고 있다.

본일산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고양시에 묻고 싶다. 본일산도 고양시인가를! 본일산을 푸른 고양시에서 소외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예정된 자연녹지 광장을 철회하여 굳이 아파트로 채우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양시는 더 늦기 전에 지금의 지구단위계획을 취소하여 자연 녹지 광장으로 복원시키고 655번지 일대를 자연녹지와 사람이 조화로운 환경개발을 해 줄 것을 본일산 주민들은 간절하게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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