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식/농협대학 교수

고유가 시대와 농업

초고유가 행진으로 유류비가 경영비의 30%를 상회하는 시설재배 농가들은 금년 가을 가온농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대안이 없다고 한다. 때문에 일부 농가는 유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난방연료를 기름에서 연탄이나 전기 등으로 바꾸거나, 하우스용 필름(비닐)을 신형으로 교체해 햇볕 투과율을 높여 기름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또 지열 냉난방 시스템 설치,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열을 하우스 난방에 이용하는 등 고유가 시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연탄보일러는 기름보일러에 비해 난방비를 60% 가량 줄일 수는 있으나 연탄 값이 오르면 교체효과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연탄공장이 전국에 몇 군데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배달기피 및 가격상승이 우려되고, 전기·지열냉난방 등은 시설투자비가 많이 들어 엄두가 나지 않는 실정이다.

고양시의 기후조건은 농업에 적지로 평가되고 있으며 전국 및 경기도에 비해 농지·시설·유수지·공원·기타 시설의 구성비가 높은 편이다. 또한 농가 경영주의 연령 구성비를 보면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43.1%로서 전국과 경기도 평균 58.3%, 49.1% 보다 낮다. 뿐만 아니라 경영주의 학력수준도 대졸이상이 13.3%로 타 지역에 비하여 높으며, 농림어업의 성장률이 타 산업에 비해 높은 등 농업이 경쟁력 있는 산업이다.
고양시는 시설작물 재배면적이 농지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수준으로 전국과 경기도 평균 5%와 7%에 비하여 크게 높아 시설작물이 특화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영농형태를 보면 논벼 34%, 채소 33.9%, 화훼 15.9%로 타 지역에 비해 보온작물을 많이 재배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고유가 시대에 더욱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즉, 고양시 농업인은 농업여건이 타 지역에 비해 고유가 파고가 더욱 심하다. 때문에 그 만큼 현명하게 큰 파도를 해쳐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고양시 산·학·연·관 모두가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합심해 해결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즉, 정부는 유류 가격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확보와 난방용 면세유 공급을 실수요량기준 및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에너지 관련시설 설치 및 개보수 지원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지자체. 농협 등은 에너지절감시설 확대보급과 에너지절감기술을 홍보하고, 내년도 지원 분을 금년으로 조기 집행하는 방안 역시 강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진흥청 등 연구기관은 에너지절감 시범사업 및 교육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고효율성 난방시설 및 작물 재배·관리 부문 연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농업인은 지역 및 토지 특성에 맞는(적지적작) 작목을 선택하고, 시설구조개선에 의한 보온력 향상 및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산·학·연·관이 하나가 되어 고유가의 파고를 극복하고, 고양시의 농업인이 앞으로 더욱 큰 파도가 와도 거뜬히 이겨나갈 수 있도록 예상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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