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로 입주한 거대 방송사들과 연계 필요

▲ MBC드림센터는 드라마, 예능 등 프로그램을 위한 제작센터로 1만6529㎡의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0층, 연면적 7만8천400여㎡규모로 2004년 6월에 착공해 3년 5개월만에 지어졌다.

고양의 미래, 브로멕스 점검 ③

고양 브로멕스 사업의 핵심 개념은‘차별성’과‘실현가능성’이다. 이 두 개념은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차별성은 실현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변수다. 즉 차별성이 제고되지 않은 실현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며, 실현가능성은 뚜렷한 차별성을 디딤판 삼아 확장된다.
고양 브로멕스와 관련, 차별성을 말할 때 다른 지자체가 가지고 있지 않는,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고양시의 강점은 무엇일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거대 방송사들의 입주했다는 사실과 향후 입주 가능성이다.
/취재 이병우·박기범 기자

거대 방송사들 고양시로 속속 입주

일단 고양시에 입주해 있는 방송제작센터는 탄현동에 위치한 SBS 제작센터, 장항동에 위치한MBC제작센터(일명 ‘드림센터’)다. SBS 제작센터는 1997년에 입주했으며 MBC 제작센터는 2007년에 입주했다. 3대 방송사 중 2개 방송사의 제작센터가 고양에 입주해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CJ미디어가 보유한 연예오락 채널 KMTV 본사가 2004년 현재의 라페스타에 입주해 있다.

앞으로 고양시에 입주할 방송사들도 줄을 이었다. CBS(기독교방송)는‘브로멕스 밸리’예정지인 덕은동에 부지를 확보, 브로멕스 사업 전반에 대해 상호협력 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지난 2006년 10월 시와 체결했다.

EBS 역시 올해 초 경기도와 ‘EBS 디지털 통합사옥 건립 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11년
말 완공을 목표로 서울 본사를 고양시 한류우드단지 3구역에 신축, 이전하기로 했다.
또 매일경제신문이 운영하는 종합 뉴스 방송인 MBN도 삼송지구에 입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김성구 정책사업부장은 “올 11월 중 토지공사와 삼송 부지매입계약을 맺을 예정인 매일경제컨소시엄의 경우, 매일경제TV와 주요 컨소시엄의 본사 사옥과 미디어센터(스튜디오, 미디어박물관 등) 등의 부지 내 이전을 전제로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공공의 선행 공급보다는 민간의 수요에 바탕을 둔 단지조성이 이뤄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또한 고양시는 오금동에 소재하고 있는 구 상수도사업소 내 정수시설을 경기영상위원회와 함께 수조스튜디오로 리모델링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흥원의 김성구 부장은 “수조 스튜디오가 완성될 경우 국내에서는 최대의 수중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가 될 전망이다. 타당성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여러 방송인, 영화인 등은 기존 시설의 크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모두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 SBS의 모든 드라마는 1997년에 탄현동에 입주한 SBS 제작센터에서 제작된다. 시는 방송영상산업 조성을 함에 있어 거대 방송사들과 긴밀한 소통이 요구되고 있음에도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입주한 방송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    

그러나‘동북아시아 최고의 방송영상 허브’라는 비전을 가지고 브로멕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고양시는 이러한 거대 방송국에 대한 활용도 측면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MBC 제작센터, SBS 제작센터는 다른 지자체가 활용하지 못하는 고양시만의 기회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시는 MBC 혹은 KBS와 소통을 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하고 있다. 분명 제작센터를 고양시에 둔 MBC나 KBS 측에서는 지자체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고양시가 자족도시로 나가기 위해 방송영상산업단지 조성을 장기전략사업으로 선택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더욱 그럴 것이다.

이에 대해 시의 국제화전략사업본부 방송영상산업팀 관계자는 “방송영상산업단지 조성한다면 방송국만을 떠올리는 데 방송영상산업에는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이 어우러진 산업으로 이 중 에니메이션과 게임산업의 부가가치와 수익창출력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고양시의 방송영상산업이 부흥에 일정정도 이바지는 하겠지만 방송사가 브로멕스 사업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양시, 특히 일산지역은 국내에서 드라마 제작에 가장 적합한 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 MBC 건설기획단 건설1팀장은 2002년 당시 고양시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고양시를 영상제작단지로 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그는 또“일산제작센터가 성공하려면 MBC와 이들 협력회사들이 유기적으로 연관을 가져야 한다. 협력사들이 많이 입주하려면 그들을 위한 시설이 일산제작센터 가까이 들어와 주도록, 고양시가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되면 MBC 이외의 방송사들도 일산으로 이전하거나 일부기능을 옮길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고양 브로멕스 사업은 거대 방송사들이 입주했다는 사실과 향후 입주 가능성을 배제하고서는 그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브로멕스 사업의 전략과 이들 거대 방송사들의 요구사항 사이, 공통분모가 클수록 고양 브로멕스 사업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진다.

인터뷰 1 -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정책사업부 김성구 부장

“1116개 기업 이미 입주의향서를 제출”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 시 방송관련 기업 혜택

고양 지식정보산업진흥원은 고양 브로멕스 사업의 큰 틀을 제시하고 이 사업을 이끌고 가는 견인차 역활을 하는 집단이다. 이곳의 정책사업부 김성구 부장을 만나 고양 브로멕스와 관련해서 본지가 제기한 몇몇 문제점에 대해 질문했다. 다음은 그 일문일답이다.

- 타 지자체도 방송영상단지 조성하고 있는데 고양시가 가지는 이점과 차별성은

타 지자체의 방송영상단지의 조성 패턴을 보면 대형 세트장형과 실내 스튜디오형태다. 대형세트장은 단기적으로 방송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지역 관광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를 모색한다. 반면, 실내 스튜디오형은 방송영상산업에 대한 선투자와 동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 기업 유치에 대한 마인드가 없이는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방송영상단지는 전자의 형태로 부지비와 세트장 조성비 등 상당한 초기비용이 투입되는 반면, 드라마 등 콘텐츠의 인기가 식기 시작하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등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시킨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방송영상단지는 위와 같은 사례를 거울삼아 민간 주도를 원칙으로 하되 일부 공공지원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철저한 민간수요에 바탕을 둔 단지 조성을 지향하고 기존의 방송영상 인프라 예컨대 상하수도정수시설, MBC, SBS 방송제작센터, 한류우드 등을 모두 어우르는 집적단지를 구상함으로써 최소 비용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고양시에 MBC 제작센터, SBS 제작센터 등 거대 방송국의 시설이 들어와 있다. 고양 브로멕스 조성과 관련, 이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시와 지식정보산업진흥원은 라페스타, MBC 드림타워 등 장항동 일대를 문화산업진흥지구로 추진코자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브로멕스 뿐 아니라 기존의 방송국 시설 등도 방송영상산업단지에 편입시켜 시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문화산업진흥지구로 지정되면 지구 내 입주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은 지방세 면제 또는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MBC 등 기존 방송국들은 네트워킹의 중요한 중심축이 될 수 있으며 향후 브로멕스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 경우 주요한 거점으로서 활용될 수 있다. 기존 방송국들은 각 권역별 방송단지의 중심역할을 수행하는 선도기업 또는 시설로서 역할하여 관련 기업유치 예컨대 외주제작사 등의 고양시 이전에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 현 시점에서 방송영상단지 조성에 있어 어느 정도의 수요가 파악되어 있으며 이에 걸맞는 추진계획은 어떠한가?
매경컨소시엄이 제출한 파급효과 분석에 의하면, 33만6092㎡를 현 용도지구 상 시설로 개발할 경우, 총 2279개 업체 34832명의 종사자를 예상하고 있다. 2279개 업체 가운데 1116개 기업은 2008년 7월 기준으로 이미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방송영상 및 멀티미디어콘텐츠 등 지식정보산업기업으로 관련 일자리 창출과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현재 연구 중인 공공지원시설 타당성연구를 통해 공공지원시설 계획이 수립되고 실제 고양시에 조성이 완료될 시 관련 일자리 창출도 추가된다.

인터뷰 2 - SBS 아트텍 영상미술본부 박영기 아트 1팀장

“시설과 현업의 유기적 연관성 파악 중요”

교육·오락 모두 가능한 신개념 스튜디오 조성 기대

고양 브로멕스 조성과 관련, 방송현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점을 기대하고 있을까. 탄현에 위치하고 있는 SBS 아트텍의 영상미술본부 박영기 아트 1팀장을 만나 그 대답을 구했다. SBS 아트텍은 1998년 SBS의 방송미술부문이 분사되어 독립법인이 된 방송 예술 및 공연기획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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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방송영상산업단지가 ‘이렇게 조성됐으면 좋겠다’하는 대략적인 안이 있는가

여러 시설이 부지 내에 들어선다고 해도 그 시설이 현업과 동떨어진다면 비생산성을 초래한다. 시설과 현업의 유기적인 연관성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방송영상산업과 관련한 각 세부기능들이 어떻게 잘 짜여지도록 산업단지가 조성되는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 방송영상산업단지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이 필요한가

콤플렉스형 스튜디오 공간이 확보됐으면 한다. 내가 말하는 콤플렉스형 스튜디오 공간은 촬영이라는 1차적인 목적을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촬영과 비디오 편집, 인터넷 방송 등 여러 기능이 가능한 다목적 스튜디오와는 또 다른 차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민들이 미술특수촬영, 컴퓨터 그래픽, 의상 등을 컨텐츠로 인식하고 이것을 오락적인 관점에서 즐기고 좀 더 나아가 교육적으로 활용하도록 시설물들이 디자인됐으면 한다. 방송업자들이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 때 스튜디오는 닫힌 공간일 수 있지만, 시민들이 접근해서 프로그램 제작과정을 구경하고 참여할 때 스튜디오는 열린 공간이 된다.

- 우리나라에는 이런 형태의 스튜디오가 드문 것 같은데

SBS가 테마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데 테마 스튜디오의 영역 중 하나가 어린이 전용 스튜디오다. 어린이가 직접 컨텐츠를 제작하고 이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한다. 교육효과나 오락 측면에서 모두 호응이 좋았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시민과 밀착된 방송제작환경 속에서 방송제작메카니즘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형태가 미래 방송산업에서 개척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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