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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로 배우는 '달려라 하니'이웃과 함께 큽니다
하늬는 간디 학교에 간다.
하늬가 가고싶어 했다.
하늬(중3)는 자유롭다. 자유롭게 생각한다. 왜 그럴까?

초등학교 6학년부터 하늬는 만화책에 그야말로 ‘푹’ 빠진다. 온갖 만화를 섭렵한다. 일본 만화를 보기 위해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영어를 가르쳐주는 재홍이 오빠 부인이 일본어를 전공했다. 재홍이 오빠네에 가서 한 큐에 해결한다. 품앗이 공부다. 대신 하늬 어머니 임정희씨가 재홍이 네가 하는 기획 일을 돕는다.

© 고양신문
하늬는 품앗이를 잘 안다. 하늬는 독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까지 독일에서 자랐다. 독일에서 품앗이는 자연스러운 일. 이웃집에서 음악 공부를 했다. 대신 그 집 아이를 하늬가 봐준다.

어릴 적 하늬 친구는 독일의 자연이었다. 또 다른 친구는 아빠. 하늬는 지금도 아빠가 만들어주었던 토끼집을 기억한다. 한국에서 보내온 명란젓 통 나무 조각 하나를 빼고 입구를 만들었던…. 나무토막으로 ‘뚜닥뚜닥’ 무언 가을 만들고, 2진법 5진법으로 놀고, 의자에 누워 리스트와 모차르트를 듣는 게 이들 부녀의 놀이었다. 하늬는 리스트를 싫어했다. “너무 잘나 사람을 기죽게 한다”고. 아빠 유재찬 씨가 ‘놀이파’라면 하늬 엄마는 ‘설명파’다. 세상 이치를 자근자근 알려주는 게 임정희씨의 몫.

독일에서 나고 자란 하늬에게 한국은 너무 무거웠다. 아스팔트 냄새, 시멘트 냄새 때문에 괴로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하늬를 힘들 게 한 건 학교. 어느 날 옆 여자친구를 괴롭히는 남자애를 ‘두들겨 패줬다’. 세 번의 경고를 무시해서…. 사건의 자초지정을 듣지 않고 일사천리로 문제 해결을 하는 선생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건 아이들의 무관심.

독일 학교 ‘종교시간’. 하늬가 “신은 자연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깜짝 놀랄 말을 뱉는다. 국민 거의가 기독교를 믿는 독일에서 웬 말? 그러나 그 시간에 아이들은 하늬 생각을 가지고 긴 토론을 했다. 선생님도 “하늬 때문에 머리 아프다”면서도 하늬 생각을 억지로 꺾은 적이 없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하늬에게 한국 학교는 이해할 수 없는 곳이었다. 새벽 2시에 깨어 ‘엉엉’ 울기를 여러 번.

만화가 이 억울함과 외로움을 달래줬을까. 단지 재미로 읽기 시작한 만화책. 언젠가 “만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것도 잠시.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이 되었다가 이젠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감독으로. 요사이 하늬는 음악에 빠져있다. 만화에 빠져있다. 좋은 공연만 있다면, 가보고 싶은 만화 박람회가 있다면 엄마 아빠가 자고있는 이른 아침 도시락을 싼다. 배낭 메고 나선다. 전날 이미 교통편 전략을 짜놓았다. 오늘은 샘표 공장 창고 공연장에 간다. 언더그라운드 락 공연을 볼 거다. 하늬가 좋아하는 ‘닥터 코어 911’이 나올라나? 하늬의 정보 발굴처는 인터넷.

하늬는 한국에서도 내내 품앗이로 공부를 했다. 종하 엄마에게 영어를, 내현이 엄마에게 미술을 배웠다. 하늬 엄마는 주로 독일식 빵 담당. 손재주 좋은 재학이 엄마는 신기한 반찬을 만들어 집집마다 돌렸다. 이사로, 유학으로 품앗이가 흩어졌다. 그러면 또 다른 품앗이를 찾는다.

하늬의 호적 이름은 유하늬소리. 하늬를 주장하는 엄마와 소리를 주장하는 아빠의 의견을 모두 담은 이름이다. 하늬는 하늬바람. 봄 되기 전 2월에 부는 북서풍이다. 춥고 무서운 바람. 힘든 모든 거를 해치고 봄을 몰고 오는 사람이 되라는 엄마의 바람이 담겨있다. 그래서 한동안 하늬 별명은 ‘달려라 하니’. 하늬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이름이 같으니까요 뭐.”

하늬는 밤에는 ‘별이 쏟아지는’ 간디 학교에 갈 거다. 대학 가기 위해 외우고, 외우고… 수학까지 외워야 하는 게 하늬는 싫다. 단 고민이 있다. 하늬의 취미 생활에 중요한 컴퓨터를 가져갈 수가 없다. 하늬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김인아  kimina@koy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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