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

‘솥 속의 물고기(釜中之魚)’란 말은 『자치통감』<한기(漢記)>에 나와 있는 이야기이다. 후한 순제(順帝)때 장강(張綱)은 당시의 세력가인 양익(梁翼)을 탄핵하다가 당시에 도적떼의 소굴이 있는 광릉군 태수로 좌천되어 가게 되었다.

장강은 부임하자마자 단신으로 도적 떼의 소굴로 두목을 찾아가 항복을 받아내었다 한다. 그 때 만 여명이나 되는 도적들을 한꺼번에 항복시킨 말이 바로 ‘부중지어(釜中之魚)’란 말이었다는 고사이다. “너희들이 지금 아무리 세력을 떨치며 살지라도 이러한 삶은 마치 솥 속에서 헤엄을 치는 물고기와 같아 오래가지 못한다”는 장강의 말에 만 여명이나 되는 도적들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하였다는 것이다.

필자는 요즘 세상을 보면서 “죄 지은 자는 솥 속의 물고기와 같다”는 장강의 아주 단순한 말을 생각한다. 비리와 부패를 발판 삼아 세상을 휘젓는 자들을 보면서 부중지어(釜中之魚)를 떠올리는 것이다.

솥 속의 물고기는 아무리 설쳐대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다들 생각하며 살아야 하겠다.

<김백호·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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