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표의 너구리 교수 고양 어린이들과 만나

“우리는 그 동안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자연을 대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자연이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한정돼 있어요. 생각을 바꿔야해요. 소비적인 관찰자가 아니라 생산적인 관찰자가 되는 거지요. 어떻게 하면 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실천에 옮기는 거죠. 산이 말랐다 생각이 들면 자신이 좋아하는 나무에 물 한 바가지라도 부어주는 거예요.”

요즘 MBC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서 ‘너구리 박사님’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경희대 박병권 교수의 요즘 생각이다. 그가 지난 18일 오후 2시 마두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고봉산 산도깨비를 비롯한 고양시 어린이들을 만났다.

참여한 어린이들은 박 교수의 고봉산 생태에 관한 설명과 북한에서 제작한 ‘동물들의 싸움’을 시청했다. 동물들의 싸움은 너무 생생하게 제작된 터라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이도 있어고, 엄마 품속에 숨어서 호기심반 두려움 반으로 시청하는 어린이도 있었다.

박 교수는 어린이들에게 “자세히 보세요 고봉산은 정말 소중한 산이에요. 전국을 둘러 봐도 도심 가운데 있는 야산에 습지가 있는 곳은 없어요. 또 오염되지 않은 흙과 물에서만 나고 자랄 수 있는 식물과 동물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곳이 고봉산이에요. 서울 남산이 유명하지만 습지는 없어요. 그 만큼 고봉산은 다양한 종류의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는 의미가 있는 거지요”라며 자신이 직접 촬영한 고봉산의 사계를 보여주고 설명했다.

강의가 진행되는 중 어린이들은 박 교수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등 지금까지 고봉산을 오르내리며 익혔던 지식과 경험을 뽐내기도 했다.

“여러분, 꽃을 꺾으면 안돼요. 식물에게 꽃은 생명을 잉태하는 곳이에요. 누군가 여러분 여러분 생명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요. 꽃들도 마찬가질 거예요. 씨앗을 맺어 종족을 보존해야 하는데 꺾이면 그럴 수 없잖아요. 앞으로 꽃 꺾지 않겠다고 약속할 어린이 손들어 보세요.” ‘맞아, 맞아’ 고개를 끄덕이던 어린이들은 모두 손을 번쩍 든다.

박병권 교수는 집이 안산이다. 안산에서도 교수보다는 환경운동가로 더 유명하다. ‘수인선 협궤변 살리기’가 박 교수의 대표적인 안산활동이다. 멀리 살고 있지만 그는 고봉산이 부르면 언제든 고양시로 달려온다. 고봉산이 당하고 있는 수난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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